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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
23.07.04
당신이 나를 짐승이라 말한다면
-
수많은 아파트가 밀림마냥 빽빽하게 들어선 이 곳에 티엔은 발을 들여놓습니다.
행인들의 수만큼이나 건물에 수십개씩 달라붙은 간판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광경에 넋을 놓고 잠깐 쳐다보고 있으면,
당신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집주인
"당신이 새로 온다던 입주자요."

KP
인파 속에서 잘도 티엔을 찾아냈습니다.

리 티엔 링
네. 리 티엔 링이라고 합니다.
집주인
그려, 그럼 따라오더라고. 길 잃기 쉽상이니깐은 딱 붙어서.

리 티엔 링
... (딱 붙어서 졸졸 따라간다.)

KP
집주인은 금세 앞장서 가버립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뻥 뚫린 외곽에서 그를 급히 쫓아 깊숙한 골목 안으로 들어서기 시작하면,
점점 공간은 좁아지며 하늘은 콘크리트 천장이, 당신의 양옆은 수도관이 벽이 됩니다.
당신의 코를 찌르는 악취,
한 구역을 지나갈 때마다 주민들이 내뱉는 담배연기와,
기계가 내뿜는 증기들.
끈쩍하게 신발 끝에 달라붙어오는 알 수 없는 사체의 덩어리.
어서오세요, 티엔!
최고 최악의 치외법권의 지대, 한 번 발을 들인 외지인은 결코 살아서 나갈 수 없는 마계의 입구, 인간들의 아수라.
이 곳은 구룡성채입니다.
티엔이 몇 번이고 미로같은 길을 돌다보면, 두 세 걸음 먼저 앞서나가던 주인장이 툭 충고를 합니다.
집주인
거, 여기서 촌티 내지 마시오. 어리숙하게 굴면은 여기 사람들 다 눈치까니께.

리 티엔 링
(촌티는 무슨..) 네네~ 명심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제 집은 어디까지 들어가야지 있는 거죠?
집주인
아이고, 참. 벌써 지친거여? 구룡은 가도 가도 끝도 없이 집이 나오는데, 자네 집은 바로 그 끝이네.

KP
실제로 자신과 동행하고 있는 주인장 덕분이긴 한건지,
통로를 지나갈 때마다 수없이 마주하는 방들의 주민들은 그저 뉴 - 페이스인 티엔을 흘긋흘긋 보기만 하고 더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아예 문짝이 없는 집 안도 있을 뿐더러, 벽 하나를 뜯어내고 수없이 알 수 없는 기계를 돌려대는 공간들 속 사람들이 함께 살아갑니다.
집주인
하튼 생긴 건 멀쩡해 보이는데, 뭣하다 여기에 흘러든거요.

KP
그러게나 말입니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요.
신이 티엔에게 거대한 엿을 준 그 날을 다시 생각하면 저혈압이 치료되는 걸 느낍니다.
3개월 전 제 몸에 독을 처넣어버린 그 새끼!
잡히기만 하면 청산가리를 심장에 직격으로 주사해주고야 말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리 티엔 링
사람을 하나 찾아야 해서요. 크게 신경 쓰진 마세요. (빨리 족치고 이딴 마굴 떠버려야지.)
집주인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구룡에서 사람 찾기 쉽지 않을 텐디. 내가 그래도 여기서 30년째니까 한 번 말해보셔. 어떤 사연으로 뭔 놈을 찾는디?

리 티엔 링
(이걸 말해도 괜찮은 건가..) 음-.. 혹시 독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사람을 알고 계세요? 저도 정확하게는 잘 모르는 인간이라..
집주인
독, 독이라... 이 성채에는 독이, 마약이 수백, 수천가지가 넘게 돌아다니고 있다오. 전 세계로 유통되는 약물들은 여기를 거친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는 소문도 있고.

리 티엔 링
(좆됐네..)
집주인
그것도 흑사회가 전부 그것들을 만들어냈으니 생긴 말이요.

리 티엔 링
흑사회요? 뭐 여기 깡패조직 이런 건가요?
집주인
흑사회는 치외법권이나 다름 없는 구룡에서 무형의 질서요. 자네, 독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라면 그쪽과 휘말린거 아니오?

KP
집주인은 영 안색이 안 좋아집니다.

리 티엔 링
그쪽인 거 같긴 한데.. 아직 정확한 건 아니라서! 이거 갈 길이 머네요 정말..
집주인
거기랑은 왠만해선 엮이지 않는게 좋소. 에잉, 쯧. 오자마자 죽는 거 아니여?

KP
벌써부터 티엔을 반 시체로 여기고 있는 양반입니다.

리 티엔 링
어유 제가 죽으러 들어왔겠어요? 죽이러 들어왔지. 걱정 마세요. 방에 시체는 안 들여놓을게요.

KP
곧 집주인은 한 뭉텅이의 열쇠자루를 들고선 두 사람 앞의 빌라에 멈춰섭니다.
구룡에서는 꽤나 구석에 떨어진, 건물 한 채가 뚝 떨어져있는 빌라입니다.
페인트칠이 다 벗겨진 (어쩌면 처음부터 페인트가 칠해져 있지도 않았을) 콘크리트가 전부 드러난 채 쩍쩍 갈라져있습니다.

리 티엔 링
.....
.. 여기인가요?
집주인
(티엔의 표정을 보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 주에 55위안 내고서 으리으리한 방을 기대하면 못 쓰제.

리 티엔 링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적어도 사람 살 곳은 될 줄 알았죠. (.. 그래도 뭐 어쩔 수 없지.)

KP
건물은 3층이 전부인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이 지나갈 법한 입구 앞에 서면, 마름모 무늬로 구멍이 숭숭 뚫린 스텐 방범창이 접근을 막습니다.
집주인이 열쇠를 꺼내 풀면, 걸린 묵직한 쇠자물쇠가 바닥에 툭 떨어집니다.
콘크리트가 쩍쩍 갈라진 빌라는 겉이나 안이나 외관이 똑같은 수준입니다.
집주인
자네 집은 2층이여.

리 티엔 링
.. 네, 감사합니다. (집 열쇠를 받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KP
한 사람이 빠듯하게 지나갈 정도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흔한 빌라식 복도가 당신을 반깁니다.
아, 물론 엘리베이터는 없습니다.
집세를 일주일마다 10달러 내는 이 곳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진 마세요!

리 티엔 링
(2층이라서 다행이네)

KP
티엔은 열쇠를 들고 알 수 없는 그래피티와, 광고 전단지로 도배된 철문 앞에 섭니다.
집주인이 계단 아래서 소리칩니다.
집주인
..너무 소란 피우지 말고. 몸 조심해서 다니소!

리 티엔 링
네-! 어서 들어가세요, 할아버지!

KP
철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서면,
음. 네.
예상했던 것보다 더 별로인가요? 견뎌야합니다.
깔판도 없이 맨 바닥에 덜렁 놓인 (어쩌면 원래 색이 이 색이 아니었을지도 모를) 베이지색 매트리스와,
오로지 사는 것을 위해 기초적으로 놓인 가스레인지, 냉장고, 그리고 책상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방입니다.
아, 다행인건 화장실은 따로 있습니다.
방범창이 닫히는 털컹-, 하는 소리를 끝으로 티엔 혼자 꿉꿉한 방 안에 내버려집니다.

리 티엔 링
진짜 최악이네 이 집..
(매트리스를 손으로 꾹 한번 눌러봅니다.)

KP
얼마나 쓴 건지, 다 꺼진 매트리스입니다. 다행히 먼지가 묻어나오지는 않네요. 얼마 전까지 누군가 살고 있었나봅니다.

리 티엔 링
돌아올 때 새 깔개 천이라도 사 와야지.. (집을 나갑니다.)

KP
집 안에 계속 머물러있기에는 조금 답답하고, 시간도 애매합니다.
이제 겨우 저녁 노을이 성채 위로 내려앉기 시작할 때입니다.
게다가 티엔이 당장 먹을 저녁도 없습니다.
일단 나갑시다! 기왕 구조도 돌아봐야하고, 저녁밥도 살 겸요.
계단을 따라 빌라 밖으로 나오면, 축구공을 가지고 놀던 한 아이가 티엔을 향해 살갑게 다가옵니다.
???
안녕! 당신 여기 새로 이사 온 사람이지?

KP
척 하니 악수라도 하자는 듯 손을 내밀고선 건치를 씨익 드러내며 웃습니다.

리 티엔 링
그래, 리 티엔 링이라고 해. 그리고 어른한테는 존댓말을 써야지 안 그럼 혼난다? (손을 잡고 한번 악수해 줍니다.)
샤샤
응? 하지만 이모가 아니라 누나같이 보이는 걸. 내 이름은 샤샤! 난 여기 말고 저 건너편에 있는 골목에서 살고 있어. 잘 부탁해!

KP
샤샤는 손을 붕붕 휘두르며 꺄르르 웃음을 터트리다가 공을 몇 번 현란하게 찹니다.
공중을 가볍게 한 바퀴 돌던 공은, 다시 샤샤의 한 손 위로 툭 돌아옵니다.
딱히 대화라고 크게 하지도 않았건만, 샤샤는 금세 손을 흔들며 가버립니다.
샤샤
그럼 나중에 또 봐!

리 티엔 링
그래~ 조심히 들어가! (같이 손을 흔들어줍니다.)

KP
[관찰력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8 > 58 > 보통 성공

KP
아, 저 녀석 소매치기 한다!
샤샤가 티엔에게 등을 돌려 가려는 순간, 그의 손에 들고 있는 당신의 지갑을 발견합니다.
티엔이 뒤늦게 소매치기를 깨달으면, 샤샤는 약오르게 한 눈을 찡긋 윙크하고선 바보-, 거리면서 달려갑니다.

리 티엔 링
야.. 야!!!!! (쫓아가 봅니다..)

KP
뒤늦게 샤샤의 뒤를 쫓으려 티엔이 달음박질을 치면…
샤샤
악!

KP
샤샤는 앞을 미처 보지 못하고, 꺾어진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누군가에 의해 몸을 부딪치고야 맙니다.
샤샤는 1초 정도 순간 멍하니 그를 넋을 놓고선 보다가, 뒤늦게 다시 몸을 일으켜 도망치고야 말았습니다.

난예 양양
아, 당신 지갑 털렸어요? 안타까워라. 여기 구룡에서는 당신같은 사람들 지갑은 그냥 공공재에요, 공공재.

리 티엔 링
알면 좀 도와주지 그랬어요? 잡을 수 있었잖아!

난예 양양
내가요? 왜? 유감이지만 이런 일은 여기서 일상이라, 하나하나 다 도와주고 다니면 힘들어요~.

리 티엔 링
여긴 무슨 미친놈들 밖에 없어! (분명 건너편에 있는 골목에서 살고 있다고 했었죠? 거짓말일 수도 있지만..) 네~ 제가 알아서 찾아야죠. 그럼 안녕히 잘 가세요? (일부러 양양의 어깨를 팍 치고 지나쳐 간다.)

난예 양양
잠깐잠깐~. 너무 성급하시네. 안 도와준다는 말은 안했어요. (티엔을 보며 손을 내민다.) 양양이라고 해요. 그 쪽은요?

리 티엔 링
.... (내민 손만 바라보고 잡지는 않는다.) 티엔. 그래서 어떻게 도와줄 건데요? 보이다시피 저는 아주 바쁜 몸이라(거짓말) 빨리 지갑을 찾아서 돌아가야 하거든요.

난예 양양
음- 만약 지갑을 찾을 필요가 없다면 어떨까? 당신, 돈 없죠? (허망한 자기 손끼리 셀프-악수 한다.) 내가 돈 좀 줄까요?

리 티엔 링
.. 공짜로? (믿을 수 없다는 듯 의심스러운 눈초리.)

난예 양양
당연히 납득이 의심이 가겠죠. 여긴 '구룡'이니까요. 근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요. (어깨를 으쓱거린다.) 우리 만난 지 3분 밖에 안 됐긴 한데요.
내가 그 쪽한테 존나 반했거든요.

KP
쿠르릉 쾅-!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라는 말이 실제로 벌어지는 건지, 귀를 울리는 천둥소리와 함께 -
솨아아- 하고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두 사람 위로 주룩주룩 쏟아집니다.
이 새끼 지금 뭐라는 거야?

리 티엔 링
......? ... 예?

KP
놀랍게도 소나기는 1분 만에 그쳤습니다.
자신을 양양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방금 한 말이 진심이라도 되는 건지, 한 발자국 더 티엔의 앞에 다가옵니다.

난예 양양
아, 진짜로 한 눈에 반했어요. 그러니까 내가 도와줄 마음이 생긴거 아니겠어요?

KP
내가 좀 비싼 몸이라, 뭐 그런저런 헛소리를 늘어놓다 양양은 결국에야 혼자 뭐가 그리도 즐거운 건지 웃어댑니다.

리 티엔 링
..... (이거 제대로 미친놈에게 걸렸구나..) 뭐 그럼 대가로 만나자는 거라든지.. (슬금슬금 겉옷 단추를 잠근다.)

난예 양양
아, 그런 건 아니고. 흑심이 있긴 하지만 전 그런 방법보단 좀 더 로맨틱한 걸 좋아해서요. 당신, 독에 당해서 여기까지 왔다면서요? 그 늙은 할아범이 말했어요.

리 티엔 링
이래서 함부로 말하고 다니기 싫은 건데.. (늙은 놈이 입만 싸가지고. 곤란한 듯 뒷머리를 헝클인다.) 그래, 그래서 뭐. 너도 흑사회인가 뭔가 말하려는 거냐?

난예 양양
내가 당신한테 그런 제안을 하는 건 한 눈에 반해서이기도 하지만...
당신이 살던 집 옆집에, 원래 '취 시디옌'이라는 사람이 살았어요. 지금은 실종 됐지만요. 그 사람, 독에 아주 - 해박하거든요. 어쩌면 당신이 당한 독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지 모르고요.

리 티엔 링
... (솔깃한 말에 표정이 바뀐다.) 그럼.. 넌 그.. 취 시디옌이 어디 있는지 알고?

난예 양양
아는 건 아니지만요. 어쩌면 당신이 당한 게 그 인간이 만든 독일지도 몰라요?

리 티엔 링
........ (알지도 못하면서 도와준다고 한 거야? 하지만 도움은 되었기에 결국 한숨을 쉬고,) .. 그래도 내가 도움만 받으면 영 찜찜한데..

KP
그러고보니 티엔... 당신이 받았던 메일의 발신자 주소를 생각해보면...
Chishidian0119@wxxxx.com.
...읽으면 취시디옌이라는 이름이 나옵니다.
양양이 말하는 '취 시디옌'이라는 사람. 어쩌면 티엔에게 메일을 보낸 사람과 같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양양의 말대로 독에 해박한 인간이 어째서 티엔 당신에게 메일을 보낸 건지는 의문이지만요.
양양이 불길한 소리를 내뱉는 것을 듣다보면 한 가지 의문점이 들기는 합니다. 이 자식, 뭘 그리도 잘 알지?

난예 양양
신세만 지는 건 아녜요. 나도 그 사람을 좀 찾고 있거든요. 절박한 사람끼리 같이 찾고 (데이트도 좀 하고) 그러자는 건데, 싫어요?

리 티엔 링
아니, 싫지는 않아.. (혼자 찾는 것보다 둘이 더 나을 테니. 다만..) 너는 왜 찾고 있는 건데?

난예 양양
비밀. 말하기 좀 그런 사정이 있어요.

리 티엔 링
.....

KP
양양의 제안. 어떤가요?
꼭 께름칙한 것이 장기매매 계약서에 사인이라도 하는 듯한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가 옆에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은 들었습니다. 직감적으로요.
충동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난예 양양
당신 혼자서는 취시옌 찾기 어려울텐데.

리 티엔 링
.. 좋아. 어차피 잃는 것도 없는데 같이 찾아보자고.

KP
티엔이 그렇게 말하면, 양양은 세상 기분 좋아보이는 표정을 헤프게 지으며 악수를 합니다.

난예 양양
좋아요, 그럼 일단 저녁부터 먹으러 갈까요. 현지인 추천 맛집이 있으니까 데려다줄게요.

리 티엔 링
(마침 타이밍 좋게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 크, 크흠.. 어디인데? (약간 부끄러웠는지 헛기침을 한번 한 후 자연스럽게 양양을 따라간다.)

난예 양양
만두집이예요. 만두 좋아해요? 당신 위장 상태를 보니 뭐든 잘 먹을 것 같긴 하지만요. 거기가 진짜 맛있는데. 금방 장사를 접어서 얼른 가야돼요.

리 티엔 링
... 그럼 어서 가자! 닫아서 먹을 게 없으면 널 잡아먹을 거야.

KP
취시옌을 찾니 뭐니, 아까 전까지만 해도 나름 진지하게 이야기했으면서 어느덧 화제는 저녁으로 돌아갔습니다.
뭐, 배고프긴 하잖아요.
티엔은 어째저째 양양을 따라, 빌라를 빠져나오며 구룡성채의 번화가로 접어듭니다.
정말 이 인간이랑 같이 다녀도 될 지는 모르겠지만요....
테이블이라고 해봤자 서 너개가 전부인, 티엔의 방보다는 조금 넓어보이는 가게 앞에 두 사람은 섭니다.
왕 씨네 왕만두, 라 적힌 간판은 으레 이 거리의 모든 식당들이 그렇듯 쌈박한 감성을 풍깁니다.
식당 밖에 소소하게 차려진 테이블 한 쪽에서는 이미 하루의 일을 마친 사람들이 만두와 쌀국수를 흡입하고 있습니다.
찜기에서부터 뜨끈한 만두 향이 코를 찌르면, 벌써부터 배는 꼬르륵거리며 성화를 냅니다.
주인장으로 보이는 이는 양양을 보자마자 반갑게 인사하며 메뉴판을 티엔에게 건네줍니다.
만두가게 왕 씨
어서와, 어서와. 자네라면 언제든 환영이야. 메뉴가 정해지면 말해줘.

KP
메뉴가 엄청 많은 건 아닙니다. 만두에 면류가 전부인 곳입니다.

리 티엔 링
여기 자주 오나 봐? (메뉴판을 살펴보다가) 난 너가 자주 먹는 걸로 시켜줘.

난예 양양
별건 아니고 여기 주인 왕씨랑 연이 좀 있거든요. 오래갈진 모르겠지만. (메뉴판을 받아들곤 조금 고민한다.) 사장님! 여기 메뉴에 있는 거 하나씩 다 주세요. (그러고선 널 향해 한 번 윙크한다.) 제 추천은 샤오룽바오예요. 다 먹어도 화 안 낼게요.

리 티엔 링
야, 야.. 다 시켜도 괜찮은 거 맞아? (양은 둘째 치고 돈이.. ) 돈은 있는 거지? (어쩐지 불안한 눈치)

난예 양양
걱정마요. 오늘 지갑을 좀 많이 훔쳤거든요. 당신 건 놓쳤지만. 하하, 농담이예요!

리 티엔 링
.... (여기 인간들은 왜 전부 이 모양 이 꼴일까..)
.. 여기 살면 도둑질은 기본으로 배우는 거야?

난예 양양
굳이 배울 필요는 없지만 모르면 손해죠. 내 말 들어봐요. 어느 집 누구는 소매치기 해서 얻은 지갑이 자기 지갑이었던 경우도 있었대더라니까요.

리 티엔 링
그래? (양양에게 조금 더 다가가 턱을 괴고 이야기에 집중하는 척.. 소매치기를 시도해 봅니다.)

KP
[은밀행동 혹은 민첩] 판정

리 티엔 링
cc<=45 민첩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3 > 13 > 어려운 성공

난예 양양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4 > 74 > 보통 성공

KP
당신은 눈치채기도 힘든 아주 빠른 속도로 양양의 뒷주머니에 있던 지갑을 훔쳤습니다. 아주 두둑한데요?

리 티엔 링
.. 나도 너에게 좀 배워야겠다 그치? (훔친 지갑을 슬쩍..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넣는다.)

난예 양양
(살짝 우쭐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인다.) 사실 나도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녜요. 알고보면 당신이 나보다 더 잘 할 수도 있어요. 아직 시도를 안 해봐서 그렇지.

리 티엔 링
내가? (하하 웃으면서) 난 그런 거 잘 못해. 했다가는 바로 걸려버릴걸?

난예 양양
아무도 모르는 거죠-. (같이 하하 웃는다.) 원래 한 번 당해 본 사람이 더 잘한다니까요. 아, 멕이는 거 아녜요.

KP
저녁 시간과 딱 맞아떨어지니, 가게 문 밖에서 많은 사람들이 왕씨의 만두를 포장하러 들르는 모습이 보입니다.
종종 몇몇 이들은 가게 안에 들어와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선 저들끼리 뭐가 그리 신나는지 입을 떠들어대기 바쁩니다.
왕 씨는 손님을 상대하다 잠시 후 미안하다는 듯 두 사람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만두가게 왕 씨
아이,이것 참 미안해서 어쩌지? 오기 전부터 포장 손님이 많아서...
1d5*10 (1D5*10) > 5[5]*10 > 50
댁들 만두는 50분 뒤에나 나오겠는데? 서비스로 국수라도 즐테니께, 얘기들 나누고 있어.

리 티엔 링
배고픈데...

난예 양양
아마 기다린 보람이 있을 만큼 맛있을 거예요. 그나저나, 어쩌다 독을 맞은 거예요?

리 티엔 링
그러니까.. (한숨 푹)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습격을 당했어. 직업이 좋은 직업은 아니라 날 죽이고 싶어 하는 인간이 많아서 그들 중 하나겠거니 했는데.. 이런 뜬금없는 인간이라니.

난예 양양
적이 많은 일이면... (빙긋) 우리 의외로 동종업계 사람이네요. 구룡에서 놀랄 일은 아니지만. 나도 적이 많거든요. 공통점이 많아서 좋네요. 그래도 조심해요. 다른 조직 사람이 설치고 다니는 걸 알면 흑사회가 가만두지 않을 걸요.

리 티엔 링
됐어 그놈들까지 건들 생각은 없거든. (아직.. 하지만 자신의 일과 관계가 있다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의외로? 맞아 넌 무슨 일하고 다니는데? 소매치기?.. 는 아니겠지.

난예 양양
아, 내가 말 안 해줬나요? 나 흑사회예요. 그래도 당신한테 다행인 건 내가 이레귤러, 아웃사이더 쯤 된다는 거겠지만. 얽매이는 걸 싫어하거든요. 겸사겸사 소매치기도 하고. 뭐, 이것저것? 재밌어보이는 건 대체로 다 해요.

리 티엔 링
....뭐? (놀라다 못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씁... (여기까지 와서 같은 업계 인간이랑 얽히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우리 이번 일 좋게 해결하면 각자 갈 길 가는 걸로 할까? 너희까지 얽히면 진짜 곤란하거든 나..

난예 양양
내 목적은 당신인데요-? (한 손으로 턱을 괴곤 네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그러지 말고 조금만 더 놀다 가요. 독만 없애면 여유 있는 거 아녜요?

리 티엔 링
.. 야 그렇게 말해도.. (빤히 바라본다. 좀 껄렁해 보여도 얼굴은 잘 생겼네. 잠시 넋 놓고 바라보다가 양양의 어깨를 밀면서) .. 너무 가깝잖아 떨어져!

난예 양양
난 그냥 조무래기라 아무도 나한테 관심 없으니까 괜찮아요. (볼 한쪽을 부풀인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는 직진이라 진심으로 당신 꼬실 거거든요. 끝에 가서도 똑같을지 한 번 두고 보자구요.

리 티엔 링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리고 우리 만난 지 아직 하루도 안 지났거든? (이마를 짚더니) .. 너 평소에도 이러고 다니냐?

난예 양양
그랬으면 좋았겠는데 당신같은 미인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네요.

리 티엔 링
.. 아- 얼굴만 보고 넘어왔다? (그럼 그렇지.) 내가 너 같은 녀석 많이 만나봤는데 대부분 나랑 아-주 좋지 못하게 끝났거든. 내 침대 아래에서 변사체로 발견되기 싫으면 꼬시는 건 일찍 그만둬.

난예 양양
아, 나쁜여자 스타일이시구나. 나 화끈한 거 좋아해요. (살벌한 말을 들어도 이미 콩깍지가 낄 대로 낀 듯) 얼굴만 보고 넘어온거 맞는데. 그럼 안 돼요? 솔직히 너무 예쁘잖아요. 당신도 알죠?

리 티엔 링
(얠 어쩜 좋니..) 안될 건 없는데.. (... 내가 예쁜 건가? 조금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뒤늦게야 정신 차리고,)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고개를 빠르게 저은 뒤 딴청을 피운다.) .. 여, 여긴 음식이 왜 이렇게 늦게 나와! 50분 지나지 않았어?

KP
가게가 한산해지면 주인장은 양 손에 푸짐한 접시를 들고선 두 사람 앞에 상을 차립니다.
양양과 티엔이 시킨 만두가 하나 둘 상 위에 올라옵니다.
아까 전까지 시끄럽게 떠들던 양양도 음식 앞에서는 좀 조용해졌습니다.
티엔도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을테니, 굶주린 배를 채워봅시다.

리 티엔 링
.. 앗뜨.. (양양이가 추천해 준 샤오룽바오를 숟가락에 올린 뒤 후후 불어 천천히 먹어봅니다. 양양의 추천대로 맛있었는지 입안 가득 먹으면서.) 마히다.. (바보처럼 중얼중얼 말한다.)

KP
만두를 한 입 베어물면 맛이 일품입니다.
여기 손님이 많은 이유가 있었네요.
심지어 우리가 마지막이었던건지, 어느덧 재료 소진 품절이라는 간판이 내걸려 있습니다.

리 티엔 링
... (또 시킬 수는 없겠네. 샤오룽바오를 하나 빤히 보다가 숟가락에 올려 양양 쪽으로 내밉니다.) 너도 하나 먹어. 좋아한다며.

난예 양양
(꿈뻑꿈뻑. 진짜 이렇게 먹여준다고? 꽤나 감동받은 눈치로 널 보다 몸을 낮춰 만두를 입에 쏙 넣는다.) 하뜨뜨. 마히네요. (뜨거운지 더 말을 잇지 못하다 꿀꺽 삼키곤,) 미인이 먹여주니까 두 배로 맛있는데요?

리 티엔 링
그럼 나도 한입 먹여줄래? 미남이 먹여주면 두 배로 맛있는지 궁금하네. ... 농담이야! (짧게 웃고는 국수도 먹고, 같이 나온 춘권도 한입 먹는다.) 네 말대로 여기 진짜 맛있다. 이곳 말고 맛있는 식당 더 알고 있어?

난예 양양
그런 짗궂은 농담은 어디서 배워왔어요? 말은 주워담을 수 없는 거 알죠? (큭큭큭 웃음을 터뜨린다.) 사실은 내가 그러고 싶어요. 먹여줘도 돼요? 한 번 시험해봐요. 재밌잖아요. (하곤 널 본다.) 그 다음에 더 맛있는 곳 알려줄게요.

리 티엔 링
.. 이렇게 나오기야? (약간 뚱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약간 몸을 가까이하면서 입을 살짝 벌렸다.) 부끄러우니까 빨리 먹여줘. .. 아-.

난예 양양
식혔는데 아직 조금 뜨거우니까 조심해요. (입속에 샤오룽바오를 쏙 넣어준다. 그러고선 몸을 돌려 제자리로 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빤히 본다.) ...진짜 예쁘게 생겼다. 애인 있는거 아니죠?

리 티엔 링
.. (부끄럽지만 맛은 있다.. 우물우물 먹어삼킨 후,) .. 말했잖아 별로 안 좋게 끝났다고. (지나쳐온 전 애인들만 생각하면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애인 있었으면 이런 거 받아주지도 않았어.

난예 양양
사랑은 아픈 거니까요. 그런 말을 앞세워서 상처주는 놈들도 진짜 쓰레기 새끼들이지만. (어깨를 으쓱하고 씁쓸히 입맛을 다시다 부드런 표정으로 널 본다.) 어때요, 맛있어요?

리 티엔 링
맞아 진짜 쓰레기야.. (억울한 표정으로 애꿎은 만두만 쿡쿡 찌르다가 맛있게 먹고는 곧 웃어 보인다.) 그렇지만 쓰레기같이 군 대가는 치렀으니까 이젠 상관없나~ 응, 맛있다! 다음에도 또 와야겠어.

난예 양양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죽었구나. 그리고 진짜로 침대 밑에... (웃으며 진땀을 뺀다. 위험한 데 발을 들인 기분.) 더 맛있는 곳 알려달라고 했었죠? 거기가 어디냐면... (하며 뜸을 길-게 들인다.)

리 티엔 링
난 거짓말 안 해. (진땀을 빼는 상대와 다르게 이쪽은 여전히 즐거워 보인다.) 어디인데? (뜸을 길-게 들이는 만큼 궁금한 표정으로 양양을 빤히 바라본다.)

난예 양양
우리 집이요. (빙그레!) 꼬시려고 하는 말 아니고 진짜로요. 그래서 나 외식 잘 안 해요.

리 티엔 링
정말? (의외라는 듯 양양을 훑어보다가) .. 그럼 내가 놀러 간다고 하면 받아줄 거야? ... 내가 사는 집은 일주일에 55위안을 내야 하는데 마침 지갑도 잃어버린 데다 가진 건 얼굴뿐인 나를.. 누가 재워주지 않으려나~

난예 양양
(못말린다는 듯 해사하게 웃으면서) 재워 줄게요. 맛있는 것도 해주고요. 대신 집이 더러워서 청소를 좀 해야 하거든요? 때가 되면 데려갈게요.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그런데... 사는 집 일주일 렌트비가 55위안이라고요? 닭장에서 사는 거 아니죠?

리 티엔 링
와- 약속이야!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는 생각에 활짝 웃는다. 나쁜 녀석은 아닐지도..) 음-.. 닭장.. 같은 곳이지. 정말 최악이야 여기. 하.. 들어가기 싫다.

난예 양양
구룡이 원래 그렇죠. 한두평이나 될 법한 방에서 다닥다닥... 우리 집이라고 사정이 그렇게 좋은 건 아녜요. 오히려 두명이 있으면 갑갑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저야 당신이랑 딱 붙어있을 수 있으니 아무렴 좋지만요.

리 티엔 링
적어도 이곳보다는 살만하겠지. (지갑을 잃어버린 덕분에 깔게 천은 물 건너갔고.. 오늘 밤은 잠 다 잤네.) 너무 대놓고 좋아하는 거 아니야? (못 말린다는 듯 웃고서) 배도 부른데 슬슬 일어날까?

난예 양양
좋아요. 그나저나 아쉽네요. 마지막으로 남는 만두 좀 사 가려고 했는데. (품절 팻말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KP
그러게요, 야식은 편의점이라도 가서 사야겠습니다.
배부른 식사를 했다면 남은 건 후식으로 포춘 쿠키입니다. 주인장 서비스라네요.
안에 들어있는 종이로 오늘 운세를 점괘할 수 있습니다. 이미 한나절이 다 지나갔지만요.

리 티엔 링
포춘쿠키네~ (탁 깨트려서 운세를 확인합니다.)

KP
포춘 쿠키는 그냥 버석거리는 전병 맛이 납니다.
안에 돌돌 말린 두루마리 종이를 펼쳐 보면 뭐가 적혀 있을까요.
운수대통?
[시루 거리의 백 씨 약국. 피로회복제 - 십전대보탕을 물으며 손가락을 3번 테이블에 두드린다. 그 누구에게도 이 암호을 알리지 말 것. 오후 10시 이후에만 올 것.]

리 티엔 링
....?

KP
[지능] 판정

리 티엔 링
cc<=75 지능 (아이디어)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1 > 31 > 어려운 성공

KP
십전대보탕은 듣기로는 마이너한 제약회사에서 만든 피로회복제라 들었습니다.
...점괘가 아닙니다.
건너편의 양양은 그냥 흔해빠진 격언이 나왔다고 벌써 포춘쿠키를 씹어먹어버렸습니다.
양양의 것은 그냥 평범한 운세였나 봅니다.
양양은 흥미를 잃고 종이 쪽지를 휴지통 안에 버립니다.
그런 반면 종이쪽지는 티엔의 손 안에 말려들어갑니다.

리 티엔 링
(왜 나한테만? 종이를 구겨 뒷 주머니에 넣습니다.)

KP
확실한 건 양양에게 알리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금 속이 역합니다.
갑자기 긴장해서일까요. 아니면 독이 몸에 있는 탓인걸까요.
주인장을 보아도 그는 아무런 수상한 낌새도 없이, 건너편에 앉아있는 테이블의 이들과 잔뜩 떠들어댈 뿐입니다.
식사를 끝낸 건너편 무리는 테이블을 제대로 치우지도 않고 종이 봉투 안에 담겨있던 작은 비닐봉지를 꺼냅니다.
손님 1
"주인장, 이게 신상인 몽상화야? 빛깔 쥑이는데. 이것 봐. 조각이 빛에 반사되어서 무지개빛이야."
손님 2
"xx...빛깔 죽이네. 난 집 가서 한다. 잘 있어라."

KP
손님 2는 종이봉투 안에 만두와 포춘쿠키, 그리고 반짝거리는 조각들이 들어있는 비닐 봉지 하나를 주섬주섬 넣고선 떠났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주인장을 포함한 남은 두 사람은 비닐을 뜯어 떨어진 수북한 가루를 테이블 위에 펄치다, 그대로 머릴 박아 코로 가루를 흡입합니다.
얼마가지 않아 테이블에 머리를 제대로 묻습니다.
헤헤실실하는 멍청한 소리...

리 티엔 링
oO (또라이들..)

KP
꼭 마약이라도 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아니, 이미 하고 있군요.
애초에 더이상 만두가게 앞에는 장사를 할 낌시도 없는 건지, 손님들은 발길을 끊어버렸으니 말입니다.
양양마저도, 이런 광경을 흔해빠지게 봐왔다는 마낭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나 피울 뿐입니다.

난예 양양
어이, 왕사장님. 계산 좀 할게요. 거 약 좀 그만 빨구요. 우리 나가요.
왕 사장
어휴, 지금 바쁜데... 저, 가만 있어봐. 야 만두야, 계산좀 하거라! 왕 만두!
아들로 보이는 직원
또 손님 다 나가기도 전에 이러시면 어떡해요 아부지! 가요, 가!

KP
젊은 직원이 나와 계산대에 섭니다.
아들로 보이는 직원
죄송하게 됐어라. 저.. 금액은 1300위안이어유.

난예 양양
....어라?

KP
왠지 곤란해보이는 양양입니다.

리 티엔 링
무슨 일이야? (이미 무슨 일인지 다 알고서 미소 짓고 다가간다.)

난예 양양
어떤 도둑고양이가 제 지갑을 털어갔나봐요. 지갑이 없네.

리 티엔 링
와- 그럼~ 어쩔 수 없이 내가 계산해야겠네. (그리고 자연스럽게 소매치기한 양양의 지갑을 꺼내 계산을 하고 다시 쏙 집어넣는다.) 누가 여기선 털린 지갑은 공공재라고 했던 거 같은데~

난예 양양
말했죠, 재능 있다고요. 렌트비는 문제 없겠네요. (하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제 당신 거예요. 말 주워담긴 늦었네요.

리 티엔 링
.. 이 지갑 담배 한 개랑 맞교환할까? (다시 지갑을 꺼내서 흔들흔들) 난 그런 쓰레기 같은 방에 돈 내고 싶지도 않고, 잘생긴 남자가 밥해주는 그런 집에서 머물고 싶은데.

난예 양양
불은 있어요? (담배 한 개비를 건네며 넌지시 묻는다.) 기대하는 것 같아 말하는데, 난 밥 잘 안 해요. 해도 맛은 평범하고. 밥 해주는 사람이 있거든요. 어떤 할아버지.

리 티엔 링
없어 너가 붙여줘. (건네주는 담배를 입에 물고서) .. 할아버지? 혼자 사는 거 아니었어?

난예 양양
(몸을 낮추고 얼굴을 가까이 해 네 담배에 불을 옮겨 붙인다.) 그냥 집안일만 하는 사람이예요. 신경쓰이면 쫓아낼게요. 요리는 많이 하면 늘겠죠, 뭐.

리 티엔 링
(불을 옮겨 붙이면 담배를 길게 한번 피고서) 됐어 내가 신경 쓰인다고 해서 일하는 사람을 왜 쫓아내. 가면 인사라도 드려야지 한동안 신세 지게 될 텐데.

난예 양양
당신 취향이 집안일 잘 하는 남자일 수도 있잖아요. 그럼 내가 해야죠. (농담조로 큭큭 웃으며 천천히 떨어진다.)
아들로 보이는 직원
손님들, 저희가 이젠 가게 문을 닫아야 돼서...
왕 사장
아서라, 만두야. 자네들...괜찮으면 한 모금씩 할텐가?

KP
흑사회에서 가장 민간인들에게 널리 보급된 마약이라고요.
원하면 당신도 하겠나고 그는 넌지시 묻습니다.
테이블 위를 슥 보면 흑사회의 한문이 적힌 도장이 봉투 위에 찍혀있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멀쩡할 때 왕 사장한테 취 시디옌에 대해 물으려고 했는데, 망했네요.
일단 저 둘이 비록 약에 쩔긴 했습니다만... 오히려 지금 물으면 솔직하게 답해주지 않을까요?

리 티엔 링
(능청스레 웃으면서) 오, 그럼요. 하나만 챙겨줄래요? 지금 막 집에 가려던 참이라 집에서 하려고요. .. 그건 그렇고 왕 사장님 혹시.. 취 시디옌이라고 알고 계세요?
왕 사장
뭐? 취시옌?
손님 1
금마는 그냥....

KP
말을 끝맺지 못했습니다.
두 사람의 입에서 울컥, 피가 흘러나와 바닥에 툭.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옆에 서있던 왕 사장은 피를 뱉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집니다.
손님은 그 광경이 뭐가 재밌는 건지, 기이한 웃음소리를 내다가 테이블이 고갤 다시박고 잠을 자듯 눈을 감습니다.
한 바탕 소란이 일어난 것 치고는 지나치게 평온한 이 공간이 상당히 이질적으로 와닿습니다.

난예 양양
너무 치사량까지 흡입하면 저 꼬라지가 되는데, 보통 하루 처 자다보면 낫더라고요. 그냥 내버려둬요.

리 티엔 링
자, 잠시만 죽은거 아니야?

난예 양양
기절해서 약 더 못 할 테니까 죽진 않을 거예요.

KP
양양마저 그리 대단한 광경도 아니라는 듯, 담배를 가루로 범벅이 된 테이블에 비벼 끄는게 다입니다.
다만 티엔의 옷은 그러지는 못하겠습니다.
직격으로 맞은 피토가 당신의 옷까지 튀었기 때문입니다.
뭐 하나 제대로 풀리지가 않는, 좆 같은 날입니다.

리 티엔 링
아 씨..... 이거 비싼 건데.. (피 묻은 겉옷을 휴지로 문지르다가 결국 벗어 듭니다.)

난예 양양
근처에 빨래방 하나 있어요. 안내할게요.

리 티엔 링
근처에 있다니 다행이다.. 피는 빨리 빨지 않으면 잘 안 지워져서 버려야 하나 잠깐 고민했어.

난예 양양
동의해요. 잘 안 지워지죠, 그거.

KP
...
탈-, 탈-, 탈-,...
흑백의 체크무늬 타일이 화려하게도 깔린 바닥 위로, 커다란 세탁기들이 줄지어 윙윙 돌아갑니다.
티엔이 거의 끌려오다시피 양양의 손에 의해 친절히 빨래방으로 왔습니다.

난예 양양
우리 밖에 없어 다행이네요. 갈아입을 만한 것도 없잖아요?

KP
양양은 얼른 옷이나 벗으라는 듯 종용하며 비어있는 세탁기의 문을 열어젖힙니다.
티엔이 입고 있는 옷은 어느새 핏자국이 흥건하게 말라붙어 참... 보기 흉합니다.
끈적하게 당신의 가슴과 복부에 달라붙는 그 감각도 끔찍하고요.

리 티엔 링
으.. (겉옷을 벗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나시까지 벗어버립니다.) 빤히 바라보면 죽인다.

난예 양양
스쳐 지나가면서 볼게요.

KP
조금은 영 기분이 수치스럽습니다.

리 티엔 링
..야!! 으으... (부끄러운지 두 팔로 자신을 감싸 안은채 비어있는 의자에 앉는다.)

KP
가게 안으로 들어오려던 주민 한 명이, 문을 열자마자 두 사람을 보고선 입을 뻥긋거리다 후다닥 도망처버리기까지 하고요.

난예 양양
원래 이런 데선 벗어주는 게 기본 매너인데. 벗어줄 게 없네요. 아니면 덜 창피하게 같이 벗어줄까요?

리 티엔 링
... 됐어. 변태로 낙인찍힐 일 있냐? (잠시 머뭇.. 그러다 옆자리를 툭툭 치면서) 덩치도 큰데 옆에 앉아서 좀 가려줘.

난예 양양
안아서 가려줄 수도 있는데. 세탁기만 돌리고요.

리 티엔 링
빨리 돌리고 와.. 지금 부끄러워서 죽을 거 같으니까.

KP
커다란 세탁기에 비해 초라할 정도의 옷 두 벌을 넣고 돌리면, 양양은 구석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세제 한 컵을 붓습니다.
그리고선 섬유유연제 향을 넣는 곳에 웬 유리병 하나를 꺼내 부어버립니다.
뒤늦게 밀려오는 향을 맡으면... 익숙한 향입니다.
이런 젠장, 양양의 향수 아닌가요.
보기 좋게 당했습니다.
양양은 능청맞게 휘파람을 불며 돌아와 선물이라는 듯 향수병을 당신의 주머니에 넣어줍니다.

난예 양양
이제 가려줄게요. 허그는 필요 없고요?

리 티엔 링
... 필요 없어. (주머니에 넣은 향수병을 꺼내서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향을 맡아봅니다. 향이 안 좋으면 뭐라고 따지려고 했건만 향은 또 좋아서 병만 꾹 쥔 채로,) 내가 진짜 미친놈한테 잡혔구나..

난예 양양
(키득거린다.) 처음부터 예상했잖아요. 그쵸?

KP
덜덜덜, 돌아가는 세탁기는 아직 20여분은 더 있어야할 듯 싶습니다.

리 티엔 링
.. 예상은 했지만.. (양양이 옆에 앉으면 조용히 어깨를 붙여본다. 맨살에 닿는 열기가 나쁘지 않은지 그대로 머리까지 기댄다. 그리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 그래도 나쁘지는 않아.

난예 양양
...! (밀리기만 하다 당겨지니 순간 어버버해졌다가 금새 정신을 차리곤 기댄 옆머리에 입도장이나 지긋이 한 번 남긴다.)

KP
잠시 빨래방이라도 구경이나 할까요. 딱히 이런 차림새로는 할 수 있을 법한 것도 없으니 말입니다.

리 티엔 링
.. 방금 뽀뽀했지? (고개를 들고 양양을 째려보다가 금세 웃으면서 양양의 뺨에 가볍게 똑같이 입도장을 남긴 뒤 일어난다.) 앉아있어 난 빨래방이나 구경할래. 더 이상 오는 사람도 없고.
(빨래방에 기본적으로 어떤게 있나요?)

KP
세탁소 답게 세탁기들, 그리고 빨래 바구니, 다리미 판 등.. 있을 법 한 것은 다 갖추고 있습니다. 한 쪽에선 당신의 빨래가 돌아가고 있고, 대부분은 세탁기 문이 열려 있으나 몇몇개는 닫혀 있습니다.

리 티엔 링
(돌아가는 자신의 세탁물을 살펴봅니다.)

KP
세탁기는 열심히 빨래감을 돌리느라 바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아직 타이머는 10분을 가리키고 있으니, 더 기다려야겠습니다.
세탁기 위를 보면, <세탁이 끝나면 세탁기 문을 항상 열어놓으시오>, 라고 문구가 한 벽면마다 자리잡고 있습니다.
통풍을 위해서니까요, 대충 상식이죠.

리 티엔 링
.. 향 좋다. (섬유유연제 대신 들어간 양양의 향수향을 지긋이 맡으며 중얼거리다가 다른 사람의 세탁물도 살펴봅니다.)

KP
안에 세탁물이 들어있지 않은 데도 문이 닫힌 세탁기가 여럿 보입니다. 대체로 안은 텅 비어있거나 -, 놓고 간 양말 한 두짝이 발견됩니다.
[관찰력]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7 > 17 > 어려운 성공

KP
유독 특이한 세탁기 하나가 있네요.
안에 세탁물이 가득 쌓여 있는데도, 아무도 찾아가지 않은 채 방치 된 세탁기입니다.
뭐, 이렇게만 본다면야, 그냥 깜빡하고 아직 찾아가지 않은 주인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세탁기 위를 보면 쪽지가 하나 붙어있습니다.
[세탁물 주인 찾아가시오 - 10일 후도 안 찾아가면 7월 5일 버리겠음.]
도대체 얼마나 건망증이 심한 인간인걸까요?
쪽지에 적힌 날짜는 오늘입니다. 오늘이 지나면 쓰레기통 행이겠어요.

리 티엔 링
돈도 많나 보네. 버린 건가? (세탁기를 열어 세탁물을 뒤져봅니다.)

KP
세탁물이 한 가득 쌓여있습니다.
대충 옷장에 있는 옷을 다 여기에 쑤셔넣기라도 한 모양입니다.
옷장정리를 너무 늦게 한거 아냐? 싶으면서도, 호기심이던 - 의심이라는 명목으로 티엔은 슬쩍 그 안에 손을 뻗습니다.
쿱쿱한 냄새... 물기에 단단히 습기가 젖어 곰팡내가 올라옵니다. 이거 도대체 얼마나 방치한건지 감도 오질 않습니다.
옷더미를 뒤적거려보면, 주머니 안쪽에서 물에 불어터진 채 조각조각난 종이 쪼가리들이 손에 축축하게 달라붙습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었는 지는 알아볼 수 없습니다. 세탁기에 한 번 돌려진데다가, 물에 젖어버렸으니 영... 복구하기는 힘들 듯 싶습니다.

난예 양양
다시 도둑 고양이 놀이 해요? (꼰 무릎에 팔꿈치를 올리고 팔을 괸 채 티엔을 지켜본다.)

리 티엔 링
.. 웩. (종이 쪼가리가 손에 달라붙자 손을 탈탈 털어 떼어내고는, 양양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문을 탕 닫고 양양을 돌아본다. 물론 아직 종이를 다 떼어내지 못한 손은 등 뒤로 숨긴 채.) 아, 아니!! 누가 옷을 방치했길래 봤던 거뿐이야. 하.. 하하..
(양양의 시선을 피해 발걸음을 옮겨.. 다리미 판을 살펴봅니다.)

KP
다리미판 위에는 읽다가 만 신문 하나와, 다림질이 중간에 덜 되어 까맣게 탄 자국이 남은 셔츠가 올려져있습니다.
우리가 오기 전에 누가 있었던 걸까요?
날짜를 보아하니 이틀 전 신문입니다.
199X. 07. 03
공중분해 되었던 도마회 다시 일어서는가?
지난 N년 간 구룡의 주권을 흑사회가 잡고 있는 동안, 수없는 반항 세력이 이에 도전하였으나 대부분 쇠퇴와 몰락을 겪으며 빠르게 무너졌다.
도마회도 그 중 하나로, 구룡성채의 주민 일부가 만든 단체였으나 흑사회의 견제로 인해 세력이 약해져 사실상 해체된 단체로 보고 있다.
최근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아직도 암암리에 흑사회에 대항하는 이들이 도마회에서 움직이며... (중략)
보아하니 흑사회가 이 곳 구룡에 끼치는 영향력이 꽤나 큰 모양입니다.

리 티엔 링
... (신문과 양양을 번갈아 본다. 조무래기라고 해도 꽤 큰 조직이잖아.. 신문을 잘 접어 올려주고 셔츠에 시선을 옮긴다.)

난예 양양
(아무것도 모른 채 휘파람 휘휘)

KP
셔츠는 다림질을 하다가 중간에 깜빡한 것인지 그대로 꾸우욱 눌러져있습니다. 저런... 거의 다 탔습니다.
셔츠 윗주머니에는 무언가 들어있는 건지, 불룩하게 튀어나온 물체가 보입니다.

리 티엔 링
...? (역시 손부터 나가는 버릇은 고치기 힘들다. 생각해 보기도 전에 물체를 더듬거리며 꺼내본다.)

KP
플라스틱 명찰이 하나 들어있습니다.
[추사 연구소 연구사원]
[청 샤오]

리 티엔 링
(이런 곳에 웬 연구소? 주변을 휙휙 돌아보다가 양양마저 고개를 돌렸을 때 잽싸게 챙긴다.)

KP
티엔은 명찰을 챙겼습니다.

리 티엔 링
음흠흠~ (딴청을 피우며 빨래 바구니를 살펴봅니다.)

KP
제대로 차곡차곡 쌓아놓은 것도 아니고, 대충 쑤셔넣은 이미지가 상당히 대충스럽습니다.
안을 뒤적거리면 셔츠와 바지, 양말, 그리고 보기에는 드문 연구복이 여러 벌 담겨져 있습니다.
연구복은 여러 약물이 이것저것 뒤집어 써, 상당히.. 비위생적인, 오염된 연구복이 한 가득입니다.

리 티엔 링
... (손에 묻지 않게 조심히 들춰봅니다.)

KP
개중 하나를 들면 왠 카드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요 근처에 있는 은행에서 발급하는 체크카드 입니다.
체크카드 뒷면의 서명란을 보면, 사람의 이름이 볼펜으로 엉망으로 휘갈겨져 있습니다.
알아보기 위해 조금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언어] 판정

리 티엔 링
cc<=50 교육 (지식)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4 > 74 > 실패

KP
괜찮습니다! 티엔. 중국에는 문맹이 많다고요.
어쩌면 양양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리 티엔 링
양양~ 이것 봐. 공공재 카드! (신난 건지 달려가서 짠- 보여준다.) 근데 이거 어떻게 읽어?

난예 양양
그 새를 못참고 또 훔쳤어요? 재능이 넘친다니까. 어디보자...
cc<=41 언어 (1D100<=41)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 > 7 > 대단한 성공
初 始点 취 시디옌.

KP
취 시디옌... 이 사람, 티엔과 양양이 찾고 있던 그 사람 아니던가요.

난예 양양
취 시디옌이 쓰던 카드네요. 이게 왜 여기있을려나...

리 티엔 링
.. 이거 그 새끼 거야?!
... 근데 이게 왜 여깄어??

난예 양양
그러게요? 여기 들렀다 갔나?

KP
어쩌면 취 시디옌의 다른 물건들도 이 곳에 남아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더 발견한 건 없네요.

리 티엔 링
... (터벅터벅 걸어가서 빨래 바구니를 아예 바닥에 뒤집어엎어도 나오는 게 없자 애꿎은 연구복만 발로 밟으며 혼자 승질냅니다.)
(연구복이 좀 찢기고 나서야 화가 좀 풀렸는지 그제야 손에 쥔 카드가 다시 눈에 들어온다.) .. 카드는 어쩌지.

난예 양양
그러게요. 다 써버리면 쪼달려서라도 기어나오지 않을까? 여긴 경찰도 안 오거든요.

리 티엔 링
흠.. 돈은 있으려나 이 새끼.. (카드를 빤-히 바라보다가 브라를 살짝 들춰 안에 쏙 넣어버린다.) 있으면 남은 잔돈까지 탈탈 털어먹어야지!

난예 양양
(...아무리 봐도 구룡에 도둑고양이가 흘러 들어온 것 같다.)

KP
띵~ 딩디딩~ 또도동~
맑은 알림음과 함께 탐사자의 옷이 들어있던 세탁기의 문이 덜컹, 하고 안에서 잠금이 해제된 소리가 들립니다.
상의는 탈수까지 되어있어, 헤어드라이기로 어렴풋이 말리면 그제서야 입을 만한 상태가 됩니다.

리 티엔 링
하~! (부드럽게 말린 옷을 입으면 무의식중에 양양의 향수 향이 나는 소매에 뺨을 부비며 좋아하면서 상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부드럽게 잘 말렸네.

KP
옷을 입고 나면, 양양의 향수 냄새가 당신의 옷에 베긴 채 떨어질 생각을 않습니다.
당연히 그가 향수를 부어버린 채로 세탁기를 돌려버렸으니 말입니다.
아무리 털어대도 냄새가 빠지지 않는 것이 꼭...

난예 양양
같은 침대에서 우리가 뒹군 것도 아닌데, 당신에게서 내 체향이 나는게.. 누가 보면 우리 둘이 그렇고 그런 짓이라도 한 줄 알겠어요. (뭐가 즐거운지 짗궂게도 웃는다.)

리 티엔 링
.. 미... 미쳤어..!?!! (화들짝 놀래며 양양의 팔을 손으로 짝 쳐버린다.) 넌 무슨 그런 말을!

난예 양양
농담이예요. 내가 먼저 찜했다고 영역 표시좀 하고 싶었어요. 봐 줄거죠?

KP
꽤나 얼척없는 소리를 잘도 지껄입니다.
티엔이 옷을 가지런히 다 입고 나면 빨래방 안으로 전화기를 들고 누군가 들어옵니다.
샤샤
아~, 진짜. 그 놈의 옷 좀 자주 다려 입으라니ㄲ...헉!

리 티엔 링
.. 어! 야 너!!! (이번에는 놓치지 않고 잡기 위해 팔을 뻗어 팔을 낚아채려고 한다.)

KP
아니 저 자식은? 탐사자의 지갑을 훔쳐갔던 그 인간, 샤샤잖아요!
샤샤는 티엔의 얼굴을 보자마자 헉, 소리를 내더니 다시 문 밖으로 후다닥 뛰어가고 맙니다.
이번에야 놓칠 수 없습니다. 저 소매치기 새끼 잡아!
지금부터 샤샤와의 추격을 시작합니다.
샤샤가 도망칩니다! 티엔이 조금의 거리를 두고 그를 뒤쫓아갑니다. 양양은 티엔과 조금의 거리를 두고 뒤따라갑니다.
빨래방을 급히 빠져나오자마자 샤샤는 으슥한 골목 안쪽을 향해 들어갑니다.
뒤를 쫓으면 직진하는 길과 왼쪽, 오른쪽으로 꺾는 길이 당신을 반깁니다.
어느 쪽으로 샤샤가 향한 건지 보이지 않습니다.
[추적 or 관찰력] 어려운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1 > 91 > 실패

난예 양양
cc<=75 관찰력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8 > 18 > 어려운 성공

KP
티엔은 한참이고 길을 헤매고 나서 샤샤의 발자국처럼 보이는 길을 찾아 쫓습니다.
티엔이 헤메는 동안 샤샤는 조금 더 멀리 떨어집니다.
샤샤가 도망칩니다! 티엔이 거리를 두고 그를 뒤쫓아갑니다. 양양은 티엔의 바로 뒤에 붙습니다.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왕 씨네 만두 가게가 있던 번화가입니다.
샤샤
cc<=60 민첩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 > 9 > 대단한 성공

KP
길가에 들어선 노점상들과 시장 간판대가 티엔과 양양의 앞길을 계속해서 막습니다.
[민첩] 판정으로 빠져나가 봅시다.

리 티엔 링
cc<=45 민첩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4 > 44 > 보통 성공

난예 양양
cc<=60 민첩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1 > 21 > 어려운 성공

KP
사람들을 밀치고 그 틈새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 앞을 향해 뛰어갑니다. 샤샤의 모습이 저 너머로 언뜻 보이는 것 같습니다.
샤샤가 도망칩니다! 티엔이 거리를 두고 그를 뒤쫓아갑니다. 양양은 티엔의 바로 뒤에 붙습니다.

난예 양양
내가 얼굴을 자세히 못 봐서 그런데, 우리 지금 누굴 쫓는거죠?

KP
양양이 뒤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묻습니다.

리 티엔 링
뭐? 그 작은 꼬맹이..! 으으.. 그냥 따라와! (설명하다가 놓칠 거 같아 무작정 달리기만 계속합니다.)

KP
시장판에서 벗어나면 점차 인적이 드문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샤샤의 뒷모습도 시야에 완전히 들어올 무렵, 반대편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누군가와 몸이 부딪힙니다.
아니꼬운 불량배
뭐야?!

KP
성질 사나운 목소리와 험악한 인상이 그대로 탐사자의 얼굴에 직면합니다.
[위협] 판정 또는 [근접전 (격투)]/ 대인기능 판정 등으로 해결해봅시다.

리 티엔 링
넌 뭐야!! (빨리 쫓아가야 하는데..! 그냥 무작정 멱살을 쥐고 때리기를 시도합니다. 어차피 상대도 불량배인 거 같은데요.)
cc<=45 근접전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2 > 12 > 어려운 성공
꼬리내린 불량배
으, 으악..!!!! (퍽퍽 처 맞는다.) 이 새끼 ㄱ, 아아악!!! 으악!! 놔!
너 이새끼, 다음에 만나면 죽는다!!!

KP
티엔의 험악한 주먹 덕분에 불량배들은 금방 눈치를 보다 꽁무니를 빼고던 도망쳐버립니다. 깝치기는..

리 티엔 링
너야말로 다음에 또 눈에 띄면 진짜 죽여버린다!! (불량배는 뒤로하고 샤샤를 계속 쫓아갑니다.)

KP
멀리 다시 온 힘을 다해 뛰고 있는 샤샤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양양은 조금 뒤쳐졌고요.
앞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고양이의 등에 샤샤가 걸려져 넘어집니다.
괴물이라도 쫓아오는 양 참담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던 샤샤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며 골목 가장 안 쪽의 집 안으로 도망치듯 숨습니다.
물론, 더이상 도망칠 곳도 없지만 말입니다.
~추격 종료~
나름 최선을 다해 문을 걸어잠그었으나, 그래봤자 곧장 나가떨어지는 대나무 문입니다.
문 뒤에 샤샤가 있습니다. 어쩔까요?

리 티엔 링
야 열어. 안 열면 부수고 들어간다.

KP
응답은 없습니다.
곧이어 양양이 뒤따라옵니다.

난예 양양
헥, 헥... 아니 왜 이렇게 빨라요? 진짜 고양이예요?

리 티엔 링
(양양의 말을 흘려듣고서) 3... 2.... 1... 안 연다 이거지?
샤샤
제발! ㅈ,지갑 돌려줄게. 좀 봐줘라, 응?

KP
우편물 구멍으로 티엔의 지갑이 툭! 떨어집니다.
지갑 안의 내용물을 보면... 아, 지폐가 한 장도 없잖아요! 장난치냐?

리 티엔 링
(문을 발로 부수려고 시도합니다.)

KP
[근력] 판정

리 티엔 링
cc<=50 근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1 > 91 > 실패
쾅!!!!
샤샤
히, 히익..!!

KP
아직 열리지는 않았습니다만, 조금만 더! 좀만 더 하면 열릴 것 같습니다.

리 티엔 링
(한 번 더 발로 문을 걷어 차 봅니다.)

KP
[근력] 판정

리 티엔 링
cc<=50 근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1 > 61 > 실패

KP
쾅!!!!!
아무래도 전력으로 쫓아오느라 힘이 다 빠진 것 같습니다. 문에 기대 헥헥거리고 있자면, 옆에서 양양이 묻습니다.

난예 양양
그러니까, 이걸 열어야 한다 이거죠?

리 티엔 링
너가 해볼래?

난예 양양
cc<=60 손놀림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0 > 30 > 어려운 성공

KP
끼이익.......
뭘 어떻게 한 건지 몰라도 양양이 손잡이를 좀 건드니 심각하게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립니다.

난예 양양
들어가시죠, 아가씨?

리 티엔 링
(문을 쾅! 열고 들어갑니다.)

KP
새빨간 구슬들이 주렁주렁 달린 커튼을 넘겨 안으로 들어서면, 꼭 창고 싹 치워 개조한 것만 같은 방이 드러납니다.
샤샤는 방 맨 구석에서 몸을 둥그렇게 말고는 발발 떨기에 바쁩니다.
샤샤
모, 목숨만 살려줘!

리 티엔 링
살고 싶었으면 문부터 열었어야지. (샤샤의 멱살을 쥔 채 덜렁 들어버립니다.) 난 애새끼라고 안 봐준다.
샤샤
진짜 미안해! 오랜만에 제대로 된 밥이 한 끼 먹고 싶어서.... 크흑!

리 티엔 링
누구는 형편이 안 어려워서 이러는 줄 알아? 너도 여기 살아서 잘 알지? 훔치다 잡히면 어떻게 되는지.. 여긴 경찰도 없어. .. 하지만 너가 돈을 갚는다면 목숨은 살려 줄 생각은 있는데.. 어떡할래?
샤샤
으.. 응! 돌려줄게. 돌려주고 말고. 그, 먼저 이 손부터 놓고...! 옷 벗겨져! 벗겨지니까!!

리 티엔 링
... (주변에 날카로운 물건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KP
물건이 어어엄청나게 많습니다. 정말 창고에 가재도구들만 가져다 둔 것 처럼요.
심상찮은 티엔의 행동에 섬칫한 기분이 들었는지, 샤샤는 몸부림 쳐 티엔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그 찰나, 그의 헐거운 주머니에서 지갑이 하나 더 데구르르- 바닥에 굴러 떨어집니다.
티엔의 지갑과는 전혀 다른 디자인의 것입니다.

난예 양양
...응?

KP
먼저 지갑을 주워 펼친 양양은.. 상당히 묘한 얼굴을 했습니다.
[관찰력 또는 심리학] 판정 가능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7 > 17 > 어려운 성공

KP
얼굴에서는 아주 순간, 열의와 깊은 빡침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어쩌면 변태같은 희열을 느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갑은 티엔의 손에 옵니다.
양쪽으로 펼쳐진, 헤진 지갑에는 어떤 사람의 신분증이 들어있습니다.
네, 물론 당신도 대충 '이름은' 아는 사람입니다.
HONG KONG PERMANENT IDENTITY CARD
初 始点
Chu, shidian 취 시디옌
01-19-19XX

리 티엔 링
이 새끼.. (무의식 적으로 샤샤를 움켜쥔 손에 힘이 더 들어간다.) 야, 너 이거 어디서 훔쳤어.
샤샤
ㅁ, 뭐..!!? 훔친 거 아냐! 그냥 주인이 잠깐 맡아달라기에 가지고 있던 것 뿐이라니깐?!

KP
샤샤의 얼굴엔 식은땀이 줄줄 흐릅니다.

리 티엔 링
... 뭐? .. 너 그럼 이 새끼랑 아는 사이야?
샤샤
어,얼굴만 아는 정도. 그 이상은 지, 지지진짜 절대 몰라! 난 진짜 잘 아는 사람이 아냐!

리 티엔 링
... (잠시 고민하다가) 너 내 돈 갚을 돈은 있어? 지금 당장.
샤샤
없어! 없어! 아그,그치만 꼭! 내가 정말 무슨 한이 있더라도 꼭! 꼭꼭! 갚을게!

리 티엔 링
.. (샤샤의 말은 다 듣지도 않고 벽에 던지듯 밀어 넘어트린 후 주변에 보이는 회칼 하나를 집어 들어 가까이 다가간다. 그리고 곧이어 칼을 높이 들더니 그대로 팍! 샤샤의 다리 사이에 칼을 박고서 말을 이어간다.) 마침 잘 됐다-. 내가 이 인간을 찾고 있거든? 잘 들어. 첫 번째 방법은 얘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거나 찾아주면 너가 훔쳐 간 돈 안 갚는 걸로 해줄게. 두 번째 방법은 네 배를 갈라서 안에 있는 걸 팔아버리는 거지. 이래 보여도 내가 장기 하나는 끝내주게 잘 빼내거든. 뭐 나야 잃은 돈을 2억 이상으로 돌려받으면 이득이지만.. 죽기는 싫잖아. 그치?

KP
샤샤가 얼굴로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다 파르르 떱니다. ...오줌을 지렸습니다.

리 티엔 링
oO (등신같긴..)

난예 양양
고작 열살 남짓한 애한테 너무 하네요, 티엔. (라곤 하는데, 너무 웃고 있다.)

리 티엔 링
난 열 살 때 사람도 죽였는데 뭘. (샤샤의 얼빠진 모습을 보고 같이 웃어댄다.)

KP
웃음소리가 가득한 방에 샤샤만 혼자 시퍼렇게 질린 채로 바들바들 떨고 있습니다. 엷은 암모니아 냄새가 공간을 채웁니다.
샤샤
사, 살려주세요... 진짜 그 분 요새 통 안 보여서... 정말.. 정말이예요...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눈을 내리깔곤 빌빌 빈다.)

리 티엔 링
그럼 어디서 자주 보는데? 아는 정보만이라도 좋으니까 다 불어봐.
샤샤
모, 몰라요. 진짜 전 아무것도...

KP
샤샤는 완전히 패닉 상태입니다.
뭐, 그럼 아예 방을 뒤져봅시다.
다 썼다고 실토해버린 탐사자의 돈이 사실 방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지도 모르는 법이고요.
쌓이고 쌓인 물건들, 잡동사니, 꼭 쓰레기장을 아늑하게 아지트로 펴바른 것 같지만...
분명 필요한 것만 찾아도 되겠죠.

리 티엔 링
.. 어휴. (땅에 박은 회칼을 뽑아 집어 든 채 방을 뒤져봅니다.)

KP
샤샤가 흘긋거리며 탐사자의 등 뒤 근처를 연신 훔쳐보고 있다.

리 티엔 링
양양 문 막아둬.

난예 양양
앞에 서 있을 게요. 닫아버리면 냄새 때문에 토 나올 것 같아서.

리 티엔 링
마음대로. (상자1을 먼저 뒤적거려봅니다.)

KP
상자 안을 싹 다 뒤집어 안에 든 잡동사니들을 건져내봅니다.
내용물이 텅 빈 지갑들, 정체 모를 열쇠들이 여러 개 우수수 떨어집니다.
상습범인가봅니다.
열쇠들을 휘적휘적 저어보면 이름 택이 붙어있는 종류도 여럿 있습니다.
생선가게 열쇠, 000 열쇠, 방 씨 할매 집 열쇠...
그리고 [天一천일빌라 202호] 라고 적힌 열쇠를 찾아냅니다.
이 열쇠 형태, 상당히 눈에 익지 않나요? 티엔이 들고 있는 열쇠와 생김새가 비슷합니다.
그러고보니 천일빌라는... 티엔 당신이 세를 얻어 살고 있는 빌라의 이름입니다.
그리고 당신 집은 203호입니다.
그럼 202호는 설마...
[관찰력]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8 > 28 > 어려운 성공

KP
샤샤의 시선이 카페트 중앙에 머물러있다가, 왼쪽으로 시선을 돌려 자꾸만 흘긋거립니다.

리 티엔 링
... (카펫을 들어 거둬버립니다.)

KP
카페트 밑을 들춰보면 뭔가 비밀통로라도 있나? 싶지만 그런건 없습니다.
그대신 두툼한 지갑 하나가 숨겨져 있습니다.
보아하니 티엔 같이 외지인으로 온 사람의 지갑 같습니다. 외국인 같네요.
안에는 지폐가 빵빵하게 들어있습니다. 챙길 시 재력이 1D6 증가합니다.

리 티엔 링
(당연히 챙깁니다~!)

KP
주사위 1d6

리 티엔 링
뭐야 돈 있었잖아?
1D6 (1D6) > 1

KP
재력 +1 증가

리 티엔 링
얼마 없네..

KP
[관찰력 또는 심리학]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6 > 36 > 보통 성공

KP
샤샤가 바닥을 쥐어뜯으며 냉장고 쪽을 흘긋 보다가 맙니다.

리 티엔 링
(다 티 나네.. 이런 녀석이 이만큼 소매치기를 했다고? 냉장고로 가서 문을 열어봅니다.)

KP
냉장고 안에는 맥주병이나 콜라캔, 먹다 남은 즉석식품, 왕 씨 가게 상표가 그려진 만두가 어지럽게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냉동실을 열어보면… 겹겹이 쌓인 포대들 사이로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가장 조심스레 보관된 것이 보입니다.

리 티엔 링
(바로 손을 뻗어 꺼내봅니다.)

KP
완벽하게 밀봉처리된 시험관입니다만, 꼭… 냉동된 혈액 같습니다.
겉에 붙여진 라벨지를 보면...'난예 양양' 이라 적혀져있습니다.
양양의 피란 말인가요?
이게 왜 여기 있는 건지...
본능적으로 양양이 이걸 알면 안될 것 같다는 기분이 스멸스멸 기어듭니다. 그냥 몰래 챙기기만 합시다. <은밀행동> 판정.

리 티엔 링
cc<=20 은밀행동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1 > 41 > 실패

KP
양양이 이 쪽을 돌아보려던 찰나,
샤샤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다행히 양양의 시선이 다시 돌아갑니다.
그 틈을 타 겨우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리 티엔 링
휴....

KP
[관찰력 또는 심리학]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대단한 성공

KP
샤샤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자꾸 눈을 깜빡거립니다. 샤샤가 등 뒤로 손을 숨긴 채 뒷편으로 몸을 기댑니다. 샤샤가 자신의 등 뒤를 의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리 티엔 링
... (샤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손.
샤샤
(손을 내밀지만 아무 것도 없습니다.)

리 티엔 링
.. 야. 장난해? 꼭 폭력을 써야겠어?
샤샤
아, 아무것도 없어요..!!

KP
샤샤가 의식하던 건 손은 아니었나봅니다.

리 티엔 링
... (샤샤를 밀치고 책장을 살펴봅니다.)

KP
책장 안에는 다양한 서적들이 잡다하게 꽂혀있습니다.
겉으로 대충 훑어보면 사람 인체 서적부터 시작해서 한의학 서적, 그리고 약물과 관련된 서적 제목들이 적혀있습니다.
[관찰력, 또는 자료조사, 또는 행운] 판정

리 티엔 링
cc<=65 자료조사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8 > 78 > 실패

KP
빡쳐서 머리가 잘 안 굴러갑니다. 차분히 생각을 가라앉히고 조사해봅시다.

리 티엔 링
cc<=65 자료조사 (1D100<=6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6 > 76 > 실패

KP
티엔은 책장을 뒤지다...
쿵!
거대한 788쪽 분량의 법의학 서적이 티엔의 발등으로 떨어져 새끼발까락을 강타합니다.

리 티엔 링
아악!!!!!!!!!!!!!

KP
신발을 신고 있음에도 무척 아픕니다.. HP -1
system
[ 리 티엔 링 ] HP : 10 → 9

KP
떨어진 법의학 서적이 꽂혀있던 곳 바로 옆의 중요해보이는 파일철 한 권을 발견합니다.

리 티엔 링
아 존나 아프네.... 어? (파일철을 발견하고 꺼내봅니다.)

KP
독성을 중화시키는 무독화 방법 연구 결과와 향후 방향성
작성자 : 취 시디옌
구룡성채에서 넓게 퍼진 독, 살무언독을 중화시키는 무독화 방법을 이론적으로는 완전히 성공해냈다.
살무언독의 성분 분석 결과는 <살무언독 연구 기록#1>, 12페이지를 참고할 것.
다만 아직 사람에게 제대로 써보지는 못했다. 무작위로 골라 시도할 예정.

리 티엔 링
(이거 순 또라이새끼 아니야? <살무언독 연구 기록#1>을 찾아봅니다.)

KP
책을 한 권 한 권 훑어봤지만 그런 이름의 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여기 있는 책은 아닌 것 같아요.
[관찰력 혹은 심리학]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0 > 20 > 어려운 성공

KP
샤샤의 시선이 자꾸 티엔의 뒷쪽을 흘긋흘긋 향합니다. 샤샤가 계속해서 제 주위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를 구깃 손으로 접어댑니다.

리 티엔 링
.. (쓰레기통으로 다가가 발로 쳐서 쓰러트립니다.)

KP
쓰레기통에는 잡다한 쓰레기들이 넘치다 못해 주위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만!
방금 티엔이 쓰레기통을 엎는 바람에 완전히 난리통이 됩니다.
찢다가 만 영수증, 꾸깃하게 접힌 각종 이면지들까지.
응? 잠깐. 이면지 뒤엔 약물 배합을 고민한 건지 이것저것 수식을 휘갈긴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알아볼 순 없겠습니다..
그나마 상태가 멀쩡한 종이가 떨어집니다. 명함이네요.
추사 연구소 연구부장
취 시디옌
취 시디옌을 모른다고 발뺌할 때는 언제고, 명함까지 가지고 있었군요.
명함을 주워든 티엔을 보자마자 샤샤는 이마를 퍽 치며 쓰레기 버리는 날이 내일이었는데…, 하고 한탄합니다.

리 티엔 링
... 명함도 가지고 있네? (꾸깃한 명함을 지갑에 쏙 넣습니다.) 추사 연구소가 어딘지 알아?
샤샤
모, 몰라!...요. 나는 구룡에서 나가 본 적이 없으니까...

KP
샤샤의 말로는 아무래도 연구소는 구룡 바깥에 있는 듯 합니다.
* 필수구역 조사 완료. 나머지를 더 조사해도 딱히 상관은 없습니다.

리 티엔 링
(아까부터 계속 신경쓰였던 시험관대를 살펴봅니다.)

KP
각종 형형색색의 액체나, 가루들이 시험관에 든 채로 나란히 보관되어 있습니다.
라벨지를 보면 [살무언독 샘플], [몽상화 변형]… 등이라 적혀있습니다.
함부로 건들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리 티엔 링
... (살무언독 샘플이라면.. 내가 맞은 그독?)
샤샤
그, 그건 만지면 안 돼!... 요. 샤오가 위험하다고 해서, 그게....

리 티엔 링
... 피부에 닿으면 위험한거야?
샤샤
독이니까 당연히 위험하겠지!..요. 이건 나도 진짜 몰라. 물어볼 거면 샤오한테 묻던가...

리 티엔 링
흠... (액체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런 것보다 청산가리가 더 좋겠지. (중얼거리고 장식장으로 가봅니다.)

KP
장식장 안에는 그리 귀해보이는 사치품 같은 건 들어있지 않습니다.
사실 거의 텅 비었으니까요.
그나마 살펴본다면 어느 연구소 앞에서 찍은 것 같은 사진이 액자에 들어있습니다.
샤샤와 닮은 사람이 하나 보입니다.

리 티엔 링
... (사진을 째려보다가 휙! 등 뒤로 던져버립니다. 장식장을 더 헤집어보다가 흥미를 끌만한 건 더 이상 찾지 못했는지 그만 양양에게 돌아갑니다.) 다 털어본거 같은데 슬슬 나갈까?

KP
쨍그랑! 액자가 깨집니다.

난예 양양
찾은 거 좀 있어요?

리 티엔 링
으응... (양양의 피와 해독 방법을 제외하고 말해줍니다.) .. 그래서 대충 어디 있는지 알 거 같아!

난예 양양
그래요? (티엔의 말을 들으며 곰곰 생각해보다 샤샤를 흘끗 쳐다본다.)
샤샤
힉!

난예 양양
이봐, 꼬마야. 청 샤오랑 어떻게 아는 사이야?
샤샤
샤오는 우리 형인데?

난예 양양
너희 형, 추사 연구소에서 일하는 거 맞지? 취 시디옌이라는 사람이랑.
샤샤
응.. 맞는데.... (왠지 꺼림칙한 듯 표정이 안 좋다.)

KP
양양은 방 주위를 둘러보더니, 문가에 넘어져있던 대걸레의 막대기를 들고선 샤샤 앞에 섭니다.
잠깐, 저 인간 지금 뭐하는...?

난예 양양
지금 오라 그래.

KP
샤샤는 창백해진 얼굴로 급히 전화기를 꺼내 샤오에게 전화를 겁니다.

난예 양양
아, 이거. 일단 접점이 하나 더 있는데 이대로 놓치기 아쉽잖아요.

리 티엔 링
뭐야 알고 있는 녀석이야?

난예 양양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닌데. 당신이 세탁소에서 찾은 명찰, 그거 추사 연구소에서 일하는 청 샤오라는 사람의 거였다면서요. 그리고 방금 여기서 당신이 찾은 명함에는-
샤샤
저, 그. 그게... 샤오는 연구소에서 일하느라 늦게 돌아온다고...

KP
동시에 양양이 샤샤를 향해 막대기를 휘두릅니다.
샤샤는 무어라 입도 벙긋 못한 채 막대기를 어깨에 맞고선 신음을 내며 바닥을 구릅니다.
샤샤
으, 으으아아악...!!!

리 티엔 링
oO(아프겠다..)

KP
수화기 너머, 목소리만 들릴 뿐인데도 패닉한 듯 샤오가 외칩니다.

리 티엔 링
(수화기를 들어 받아봅니다.)
수화기 너머의 젊은 남자
제발, 제발..! 지금은 못 간다고요!
연구소가 구룡이랑 멀어서... 게다가 오늘 기차도 끊겼어요...

리 티엔 링
어디인데? 우리가 갈게 위치만 대.
수화기 너머의 젊은 남자
여기는 교외고 위치는 기밀이예요... 제, 제가... 아침에 바로 출발하는 첫 차 타고 갈테니까!
그 때까지만 기다려주세요...그 때 다 해명할테니까...

리 티엔 링
니 동생이 죽어도 기밀일까?
수화기 너머의 젊은 남자
제발.. 제발 샤샤만은 건들지 말아 주세요!! 약속할게요. 제발요!

리 티엔 링
하.. (질린다는 표정으로) 왜 다들 등신처럼 굴까? 내가 일하면서 너 같은 인간들 많이 봤는데 꼭 그렇게 말하다가 피보더라? 괜찮아~ 너가 기밀을 말했다고 누구에게도 말 안 할게. 5초 준다.
수화기 너머의 젊은 남자
이 씨발! 당신들이 뭘 원하던 샤우를 해치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을 거야!!

KP
수화기 너머의 남성은 외려 소리칩니다.

리 티엔 링
아 그래!!! 네 동생 손가락 하나 날려줘??!!?

KP
그 소음에 끼여서 샤샤는 탈수 올 정도로 꺼이꺼이 울고 있습니다.

리 티엔 링
.... 하 시발. 알았어! 알았다고! 내일 첫차 타고 와. 안 그럼 네 동생은 물론이고 네 주변인, 너까지 내가 찾아가서 뼈까지 발라버릴 거니까!!
샤샤
형아응..으.으엉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끄흐엉어...

난예 양양
내일 온대요?

리 티엔 링
몰라. 안 오면 저 녀석만 죽는 거지.
샤샤
쁩.븝.브그극...쁘애애애애애앵---!!!!!!!!!!!!!!!

리 티엔 링
..... (두 귀를 틀어막는다.)
샤샤
....

KP
진정됐나 싶어 보면, 실신했습니다.

리 티엔 링
.... 야단났네.
(주변에 청테이프나 밧줄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KP
창고니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행운] 판정

리 티엔 링
cc<=35 행운 (1D100<=3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1 > 91 > 실패
... 양양 너도 찾아봐. 밧줄이나 청테이프 같은 거.

난예 양양
이렇게까지 해야 돼요? 음... 하긴. 확실한게 좋긴 하죠.
cc<=70 행운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0 > 80 > 실패
...아니면 내가 우리 집에 데려다 둘게요. 청 샤오랑 접촉 후에 풀어주던가 해야죠, 뭐.

KP
양양은 그렇게 말하며, 샤오를 한 쪽 어깨에 걸터 멥니다.

리 티엔 링
내일 첫차가 몇 시인지 알아?

난예 양양
...설마 약속 시간 안 정하고 끊었어요?

리 티엔 링
첫차 타고 달려온다길래 그런가 보다~ 하고 끊어버렸지..

난예 양양
전화 번호도 모르는데... 이따 이 친구 일어나면 한 번 더 전화해서 잡던지 해야겠네요.

리 티엔 링
자기 동생이 죽는데 안 오겠어..? 너, 너무 걱정하진 말자!

난예 양양
그래요. 그럼... 이젠 어떡할거예요?

리 티엔 링
글쎄.. 일단 너희 집에 쟤부터 던져두고 생각하자.

KP
시계를 보면 시간은 벌써 오후 9시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곧 있으먼 10시입니다.
티엔은 왕 씨의 만두가게에서 받은 정체불명의 쪽지를 다시 기억합니다.
그러고보면 그 약국... 분명 샤샤를 쫓았을 적에 그 골목에서 지나가면서 봤던 것 같습니다.
지금 들렀다가 가면 딱 시간이 맞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혼자 가야할 테니 이 끈질긴 양양은 버리고 가야겠습니다.
집에 가는 척 하다가 길을 돌아서 갑시다.

리 티엔 링
그럼~ 양양 내일 몇 시에 다시 만날까?

난예 양양
네? 벌써 집에 가려고요? 아직 시간이 10시밖에 안 됐는데. (아쉬운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불쌍한 표정을 한다.)

리 티엔 링
.. (살짝 흔들릴뻔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미안~ 내가 너무 피곤해서 그래. 대신 내일 일찍 만나자. 그리고 일도 빨리 해결하면 오늘처럼 데.. 데이트도.. 하고.

난예 양양
하기사, 당신같은 구룡 신입한테는 좀 험난했을 수도 있겠다. 조금 아쉽지만 알겠어요.

KP
티엔은 끈질기게 왜 벌써부터 자냐고 달라붙는 양양을 보내버리고선 집에 들어간 척 하다가,
<은밀 행동> 판정에 성공해야 약국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리 티엔 링
cc<=20 은밀행동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3 > 13 > 보통 성공

KP
오후 10시만 되어도, 가로등조차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구룡성채는 그저 알전구나 지나가는 집집, 상가마다 구비된 형광등의 빛으로 겨우 밤을 밝힐 뿐입니다.
정말인지 어둠에 잡아먹힌 곳이군요.
그렇게 왔던 길을 되짚어가면, 시루 거리의 백 씨 약국 앞에 도착합니다.
오후 10시가 되어가는 밤에도 반짝거리는 네온 사인등이 켜진 곳들도 있습니다.
술집, 유흥가, 도박장. 대체로 다 그런 곳들이죠.
불이 꺼진 곳이라고 해봤자 그저 평범한 식당이나 주택집들 뿐입니다.
그마저도 슬레이트 사이를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개인 화투판이나 마약에 찌들어있는 모습이 희끗희끗 어둠 사이로 보일 뿐입니다.
티엔이 서있는 약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작 형광등 하나가 켜진, 몇 평도 안 되는 좁은 가게 안에는 희끗한 노년의 약사가 가게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간판에 불은 꺼졌지만, 아직 사람은 있으니 다행이네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딸랑-, 거리며 문 위에 매달린 종이 청량하게 울립니다.
눈도, 귀도 영 좋지 않은 약사는 종소리가 들리고, 티엔이 그 앞에 서고 나서야 알아본 것인지 천천히 고갤 듭니다.
약사 백 씨
거, 지금은 문을 닫았소.

리 티엔 링
할아버지 혹시 십전대보탕 있을까요? (하면서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3번 두드린다.)

KP
약사 백 씨는 티엔을 마땅찮게 훑어보다가,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선 카운터쪽으로 가까이 다가옵니다.
어느덧 카운터 위에는 무지의 라벨지 위에 [베이스 - 30ml] 라 적힌 갈색 병이 하나 올려져 있습니다.
이게 십전대보탕이라고요? 생긴건 여타 피로회복제와 다를 것 없어보이는 갈색 병입니다.
티엔에게서 몸을 기울여 마치 개처럼 냄새라도 킁킁 맡아대던 약사는 기겁을 하며 뒤로 몸을 물립니다.
약사 백 씨
자네 아직도 그 자와 함께 다니는가? 간이 큰 건지, 아님 이미 없는 건지 원... 대단한 인간이로구만.

KP
그 자라고 하면 양양을 말하는 걸까요.
그러고보면 아직도 당신이 입고 있는 옷에는 양양이 묻힌 향수의 잔향이 맴돌고 있습니다.
꽤 오래가네요, 이 향수.
약사는 그 냄새가 극히 싫기라도 한 건지, 연신 다른 탈취제나 방향제를 뿌려대면서 질겁합니다.
거 사람 무안하게.

리 티엔 링
그자라면 .. 그 분홍머리 사람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약사 백 씨
그 자는 도통 께름칙하니 말이지.
양양 그 자와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게나.
끔찍한 냄새가 나. 비린내여, 비린내.

리 티엔 링
예..? (몸에 밴 향을 다시 밭아봅니다.)

KP
그저 달콤한 양양의 향수 향만 느껴집니다. 이걸 비린내라고 부르는 건가요?
약사 백 씨
사람 피를 묻히고 다니는 것의 비린내말여.

리 티엔 링
(드디어 정신이 나갔구만 이 영감..) 들어보니 흑사회의 조무래기라던데 사람 한둘 죽이는 놈이겠어요?
약사 백 씨
자네, 이 구룡에서 흑사회랑 얽히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겐가?
흑사회의 사람들 또한 취 시디옌을 쫓은 지 한참 되었다네. 취 시디옌을 찾으러 여기저기 쏘다닌다지?
흑사회한테 골치 아프게 엮일 생각 말게. 그들은 어디에나 있으니 말일세.
게다가 요새 얼마나 구룡 안쪽 분위기가 흉흉한 줄 아나? 지난 번엔 길가에 뜯어먹힌 시체가 던져진 적도 있네. 얼마나 끔찍했는지.

KP
그러고보면 이 약사, 가게의 연식도 그렇고 상당히 오래 여기에서 장사를 한 것 같습니다.
잘하면 흑사회나 구룡에 대해 박식하지 않을까요?

리 티엔 링
그럼 흑사회가 왜 취 시디옌을 찾는지도 알고 계세요?
약사 백 씨
취 시디옌은 흑사회에서 일했던 이라네. 정확히는 흑사회가 직접 관리하는 연구소에서도 엘리트였지.
물론 그리 정상적인 인간은 아니었네만... 사람이 좀 똘끼가 있어서...(중얼) 흑사회랑 척을 치게 된 것도 이유는 우리들도 잘 알지 못한다네. 무슨 대립할 만한 일이 있었던 것이겠지.

리 티엔 링
와~ 꽤 잘 알고 계시네요! 그럼 양양이라는 사람도 잘 알고 있어요?
약사 백 씨
그 놈은 아주 지독한 놈이야. 구룡에 징하게도 잘 붙어 있는 걸 보면 이 곳과 성질이 아주 잘 맞는 인간인데... 말해 뭐하겠나. 타고난 구룡 체질이라는 건 그리 좋은 뜻은 아니지.
그 난폭한 흑사회 안에서도 지멋대로 하고 다니는 놈인데, 쯧. 아주 지 내키는대로 살지.

리 티엔 링
그런데도 목숨이 붙어있다고요? 손가락 하나 안 잘리고? 징한 놈이네~
약사 백 씨
자네도 조심하게. 그 자랑 어울리는 놈들이 잘 된 꼴을 못 봤으니까.

리 티엔 링
하하! 걱정 마세요. 저랑 어울리던 놈들도 다 잘 된 꼴로 돌아간 녀석 못 봤거든요.
근데 할아버지 혹시 이건 어디에 쓰는 약이에요? 보통 피로회복제는 아닌 거 같은데.
약사 백 씨
취 시디옌이 나에게 사라지기 직전에 필요하다고 연락을 준 물건이라네. 나도 왜 이런 걸 찾는 건지는 모르지만 말일세... 보기엔 뭔가를 만드는 것 같기도 했고.
...듣기로는 취 시디옌 그자가 연구소에서 만드는 약물에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있다네.
내가 자네에게 준 것도 잘 가지고 있게나. 혹시 모르니.

리 티엔 링
또라이들 하는 짓이 다 거기서 거기죠. 뭐.. 아무튼 이건 잘 가지고 있을게요!
아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살무언독이라고 아세요?
약사 백 씨
살무언독? 그건 흑사회서 만든 독이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저 소리없이 이 바닥에 널려, 사람들을 죽인다 하여 살무언독, 묵살독... 이렇게 부르곤 하지.

KP
살무언독이라. 소리 없이 죽인다는 말이 조금 신경 쓰입니다.
괜히 몸을 짚어봐도, 당신의 혈관은 조용히 잠들어 있을 뿐입니다.
최근에는 좀 꿈틀대는 감각이 기이했는데, 밤이 되니 또 가라앉았습니다.
약사 백 씨
자자, 이젠 정말로 문을 닫을 시간이네, 이만 가보게나.

KP
약사 백 씨는 티엔을 재촉하며 문 밖으로 쫓아보냈습니다.

리 티엔 링
네~ 다음에 또 올게요.

KP
머릿 속은 조금 혼잡합니다.
양양에 대한 의심이 차있나요. 아니면 취 시디옌의 알 수 없는 행방과 행적으로 뒤죽박죽 섞여있나요.
취 시디옌은 어째서 흑사회에게 쫓기는 몸이 되었을까요.
그리고 양양은 무슨 이유로 그를 쫓아 다니며,
자신을 돕는 것일까요.
완전히 어둑해진 밤의 거리. 밤이 되어 오히려 생기가 돋아나는 기묘한 구룡성채에는 온탕 약에 쩔은 인간들이 바닥을 구르고 그 위를 술에 취한 이들이 기어다니며 -
유흥에 젖은 인간들이 그들을 내려다볼 뿐입니다.
일탈이 일상인 이 곳은 정말인지...
티엔은 그들을 뒤로 한 채, 천일 빌라로 돌아옵니다. 202호가 취 시디옌의 집이었죠.
하루종일 일어난 일을 생각하면 다리가 절로 피곤해집니다.
높기도 높은 콘크리트 계단을 밟고 2층으로 올라가면...
티엔의 집 현관문이 열려져있습니다.
이게 무슨...?

리 티엔 링
....?
(발소리를 죽이고 가까이 다가가봅니다.)

KP
도둑이라도 든 걸까요? 안그래도 털어갈 것조차 없는 이런 곳에 도둑이라니...
티엔이 급히 집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방 한 가운데에 웬 사람이 쓰러져있습니다.
아...
이제 보니까 쓰러진게 아니라 그냥 누워서 처자고 있네요.
도대체 얼마나 진창 처마시면 이런 고량주 냄새가 폴폴 나는 지 모르겠습니다.
저 진상의 몸을 뒤집으면...
네, 술에 쩔은 양양이 샐샐 웃으며 당신을 반깁니다.

난예 양양
으음- ...

KP
뭐 이딴 새끼가 다있지.....
아... 스트레스성으로 위장이 좀 꼬이는 것 같습니다. 혈관도 뒤틀리는게, 이러다 독 올라 죽겠어요.
티엔의 집이 몇 호인지 알려준 적이 있었던가요?
아, 집주인한테 물어봤으려나요. 망할 인간들 같으니라곤!
것보다 대체 문은 어떻게 따고 온 건지부터가 의문입니다.

리 티엔 링
야! 야!! (양양을 흔들어 정신 차리게 해봅니다.)

KP
몇 번이고 그를 뒤집고 흔들면 양양은 나른하게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티엔을 향해 손을 흔들어보입니다.
누가보면 제 집에서 티엔을 초대한 줄 알겠습니다.

난예 양양
티에엔-, 어디 갔던 거에요? 당신 너무 늦게 와서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KP
그가 소중하게 안고 있는, 또는 쥐고 있는 고량주 병에서 지독한 술 냄새가 납니다.
꼭 향을 맡기만 해도 그대로 취해버릴 것만 같아요.

리 티엔 링
아니 여기는 왜 온 거야? .. 일단 이것부터 좀.. (쥐고, 또 안고 있는 고량주를 뺏어봅니다.)

KP
순간 양양은 티엔의 옷깃을 잡아당깁니다. 두 사람은 어느 새 헐거워진 매트리스 위에 나란히 누워있습니다.

난예 양양
있잖아요, 티엔. 그거 알아요? 여기 있는 인간들은...점점 살면서 둔해져요. 대부분 몽상화에 취해서, 하루 일상이 돈 벌고, 할 거 없으면 술 마시거나 마약하고. 그게 끝이거든요. 애초에 이런 곳에 사는 인간들 사정이 다 비슷하잖아요?
여기 되게 지루해요. 당신도 점점 살다보면... 언젠가는 몽상화에 취하게 될 지도 모르고요. 그게 편하거든요. 그냥 자기 사는 현실에 만족하면서 가끔 마약이나 하면서 좀 도피해주고.
근데 당신은 존나 펄펄하잖아요. 오늘도 하루종일 뛰어다니시고. 옆에 있으니까 꼭 형사 파트너라도 된 기분이었어요. 당신이랑 있으면 재밌어요.
한 눈에 반했는데 또 보니까 또 반할 것 같네...XX...

KP
실 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양양의 말은, 어느덧 그의 입에 물고 있는 담배와 함께 연기가 되어 사라집니다.

리 티엔 링
미친 새끼...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내려다보다가 한숨을 푹 쉬고 마른 세수를 합니다. 당장 잡아서 내쫓으면 될 거를 왜 이러냐고요? 티엔도 양양에게 존나 반해버렸거든요! 하지만 맨 정신으로 말하기 힘드니 남은 고량주를 벌컥벌컥 넘깁니다. 빠르게 넘기느라 턱밑으로 흐른 술 한두 방울을 손등으로 훔치고) .. 나도 너한테 조온나 반한 거 같거든! 그러니까 이번 일만 좀 도와주라.. 나 진짜 잘못되면 끝장이야..

난예 양양
어엉- 그래서 도와준다고요-... 아! 맞다아- 아침 8시래요. 첫차. 그래서 9시 쯤 볼 수 있다고, 위치는, 메모해요. ○○거리 ○○○-○..... 나 잘했죠- 당신은 이제 내 거야. 나한테 조온-나 반했으니까. 딸꾹.

리 티엔 링
하하! 취한 주제 그건 또 기억하네.. (살짝 몸을 숙여 양양을 내려다보다가 뺨에 한번, 두 번, 세 번... 뽀뽀세례를 해준다.) 너무 잘했어! 최고야 최고~ 잘생긴 게 일도 잘해. (취해서 말을 늘어트리며 그대로 툭, 양양의 어깨에 머리를 박고 부벼댄다. 알코올 향기와 섞여나는 진한 양양의 향수 향을 맡으면서.)

난예 양양
(뽀뽀를 받으면 헤실헤실 웃는다. 느리게 손을 가져가 제 입술을 톡톡 두드린다.) 이왕이면 여기도 해 줘요-. 예쁜 여성 분. 원래 이 정도 뛰어다니면 돈 받아야 하는데, 나도 재미 봤으니까, 이 정도로 봐주는 거예요-.

리 티엔 링
(큭큭 웃고서,) 네네~ 참 고맙네요. (그리고 고개를 둘어 입술에 가볍게 뽀뽀만 하고 떨어지는가 싶더니..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물고 핥기 시작하면서 진한 키스를 하고 떨어진다.) 어디 가서 이런 미인한테 키스 못 받는다 너-.. 내가 아~주 아주 비싸게 쳐주는 거야!

난예 양양
(눈을 스르르 감고 네 뒷머리에 손을 얹어 만지작거리다, 네가 떨어지면 큭큭 웃는다.) 진짜 해주네. 한 번 던져본 거였는데. 오늘 수확이 많네요, 나. 이런 미인한테 키스도 받고. 첨엔 이상한 거 요구하면 죽여버릴 것처럼 굴더니, 그 새 내가 많이 좋아졌나봐요?

리 티엔 링
말했잖아 반했다고-.. (언제부터였지.. 세탁소부터였나? 양양의 품에 몸을 눕힌 채 눈을 감고 잠시 생각한다.) 세탁소부터였나.. 몰라. 잘생긴 남자가 나 좋다고 따라다니는데 어떻게 안 좋아하냐! 보통 이러면 다 뒤가 구리던데.. 너도 나 등 처먹고 도망가는 거 아니야? (가볍게 농담을 던진다.)

난예 양양
도망? 오히려 내가 할 소리지. (미심쩍은 웃음을 짓는다.) 당신이 구룡에 들어온 건 커다란 실수예요. 날 만났으니까 당신 인생은 점점 더 꼬일걸. 제발 떠나게 해달라고 빌어도 절대 못 나가요. 근데... 나 잘생겼어요-? 하하하! 기분 째지네요.

리 티엔 링
죽여도, 죽어도 못 도망칠 것처럼 말하네 너-.. (선 넘는 또라이 같은 짓만 안 한다면 도망칠 일도 없겠지만.. 약간 의심스러운 그러나 웃으면서 양양을 바라본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남자 중에 제일 잘생겼어. 웬만한 미남은 다 만나봤다고 생각했는데.. (양양의 뺨부터 턱까지 손가락으로 쓱 쓸어내리더니.) 역시 세상이 넓긴 넓어! 그치?

난예 양양
어쩌면 평범한 남자는 아닐 수도 있죠. (그런 네 손을 천천히 감싸잡고는 부비적거리며 큭큭 웃는다.) 안타깝게 난 그런 세상에 대해서도 잘 모르네요. 태어났을 때부터 여기 살아서.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당신같은 미녀는 이 지구상에 몇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리 티엔 링
구룡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어? (약간은 놀란 눈치) 그럼 이번 일 끝나면 나랑 여기서 나갈래? 네가 말했잖아 여기 인간들은 다 둔하고 재미없다고. 물론.. 내가 사는 곳의 인간들도 크게 차이 나는 건 없지만. 적어도 이 썩어빠진 골방에서 살지는 않지. (양양의 귓가에다가 작게) 물론 흑사회한테는 비밀이야. (속삭인 후 귓바퀴에 가볍게 키스하고 떨어져 윙크를 날린다.)

난예 양양
아예 안 나가본 건 아니지만. 멀리는 못 가죠, 집이 여긴데. (피식 웃는다.) 게다가 태어나 살아온 곳이 구룡인데 바깥 세상에서 어떻게 멀쩡하게 살 수 있겠어요? 여기가 끔찍하게 지겨워도, 물고기가 사는 곳은 물이잖아요. 당신은 죽고 싶을 만큼 지긋지긋한 기분 몰라. 단 하루 당신이랑 같이 다녔을 뿐인데도 이렇게 재밌는데. (팔로 매트리스를 짚으며 네게 다가가 밀어트리고, 그 위에서 내려다본다. 고량주의 파인애플 비슷한 향이 향수의 향기와 섞여 폴폴.) 그래서 당신을 여기 잡아두려고요. 나랑 여기서 살아요.

KP
매트리스에 누워, 반대편 창문을 보면 눈 앞에 구룡성채의 전경이 보일 것 같나요?
안타깝게도, 창문을 열자마자 당신은 반대편에 있는 아파트를 볼 뿐입니다.
그나마 골목 바깥쪽에서 번쩍거리는 유흥가가 유일한 빛입니다.
밤이 되어도 꺼지지 않는 유흥가의 네온사인.
그 밑에서 개미처럼 드글거리는 인간들의 모습.
담배 연기처럼 흩뿌연 몽상화의 연기.
그것들을 모두 가두는, 구룡성채의 아파트.
그리고 그 곳을 내려다보는 티엔과 양양까지.
약사 백 씨는 양양을 조심하라 그랬습니다.
여전히 그에 대한 정체는 오리무중입니다.
허나 찰싹 달라붙은 이 인간을 도대체 어떻게 떼어낼 지는 감도 안 옵니다.
이 자식, 심지어 이미 떼어놨는데 집까지 찾아와버렸잖아요?

난예 양양
(한참을 네 얼굴을 들여다 보다 위로 풀썩 쓰러져잠든다.)

리 티엔 링
.... (잠시 그대로 멍하게 있다가 침을 꿀꺽 삼킨다.) ... 마지막 말은 그냥 농담이겠지?

KP
뭐... 일단 취 시디옌에 대해서는 더 알아봐야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의 집은 바로 옆에 있으니 내킬 때 찾아가면 되겠죠.

리 티엔 링
무, 무거워... (힘들게 양양을 옆으로 밀어내고 겨우빠져 나옵니다. 양양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아주 몰래 집을 빠져나와 비틀비틀 취 시디옌의 집으로 갑니다.)

KP
양양이 술에 쩔어 잠든 사이 움직입시다. 깨워서 데려간다 한들 저 치는 하등 쓸모 없을 듯 싶으니까요.
티엔은 문을 건너, 바로 옆인 202호를 향합니다.
202호의 현관문 앞에 서면 벌써부터 각종 전단지가 들러붙어 엉망이 된 문이 당신을 반겨줍니다.
참고로 티엔 당신의 집도, 자리를 비운 새 현관문에 덕지덕지 전단지 여러 장이 붙어있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취 시디옌의 집은 치워낸 듯한 흔적조차 없이, 그저 전단지에 문이 잠식된 수준이라는 게 문제이긴 합니다.
문을 여는데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치워내고, 샤샤의 아지트에서 얻어낸 열쇠를 사용하면 딱 맞아 들어갑니다.
끼이이이익-

KP
오래동안 쓰지 않아 삐거덕거리는 문 손잡이를 잡아 돌리면 여간 탐사자의 방과 다를 것 없는 구조가 당신을 반깁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난장판입니다.
제대로 치우지도 않아 방바닥을 굴러다니는 맥주병들.
바닥에 여기저기 떨어진 종이들은 얼핏 한 눈에 보아도 어려운 단어들로 빼곡히 매워진 연구 관련 자료로 보입니다.
침대 쪽에는 휑한 행거랑 책상이 보이고, 반대편에는 깔끔한 실험대와 책장이 - 덜 비워진 쓰레기통과 싱크대, 냉장고는 너저분합니다.
참고로 이 빌라는 전부 똑같은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취 시디옌의 방 구조는 티엔의 방 구조와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가구의 유무입니다.

리 티엔 링
얼마나 더럽게 방을 쓴 거야? (일단 화장실로 들어가 봅니다.)

KP
티엔의 방과 비슷한 구조의 화장실입니다. 별 다를 건 없어 보입니다.

리 티엔 링
(방으로 들어가 냉장고를 살펴봅니다.)

KP
냉장고를 열어보면 먹다 남은 음식들이 부패한 채로 썩어있습니다.
옆의 싱크대는 탐사자의 방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냄새가 미칩니다.

리 티엔 링
우웩.
(쾅 소리가 나게 냉장고를 닫아버리고 싱크대를 봅니다.)

KP
싱크대는 티엔의 방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간단히 살펴보아도 별 건 없어보입니다.

리 티엔 링
.... (쓰레기통을 손으로 뒤지긴 싫으니 발로 차서 넘어트리고 발로 헤집어 봅니다.)

KP
요즘 쓰레기통을 좀 자주 엎게 됩니다.
우수수 쏟아내면 흔히 가정집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쓰레기가 쏟아집니다.
[ 경 씨 정육점 ] 이라 적힌 가게의 영수증이 가장 마지막으로 결제한 내역인 걸로 보입니다.
그 외에는 종이도 함께 섞여 들어있습니다. 신문 끝을 자른 것 같습니다.
[19XX. XX. XX]
[구룡성채에서 연이은 칼부림... 민간 치안 강화 정책 시행도 속수무책]
[대낮부터 일어난 칼부림으로 인해 가게 한 곳의 유리창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칼부림의 당사자들은 이윽고 치안 경찰이 출동하자 모습을 감추었으나, 피해자는 1시간 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당사자와 칼부림을 벌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 씨의 행방이 현재 묘연하다.]
오늘로부터 대략 15일 전, 그 쯔음 된 날짜입니다. 이런 일도 있었군요.

리 티엔 링
(뭐.. 구룡이니까..)
(폴짝, 쓰레기를 뛰어넘어 책장을 살펴봅니다.)

KP
모든 책을 거의 다 갖다 버린건지 책장은 텅 비어있습니다.
비슷하게 옆의 책상과 실험대도 아예 깨끗하게 치워져있습니다. 도망치면서 싹 정리하고 간걸까요?

리 티엔 링
철저하네...
(쭈그려 앉아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살펴본다.)

KP
취 시디옌이 작성한 연구기록입니다.
[몽상화 연구 기록 #1]
[몽상화는 아편에서 흑사회에서만 사용하는 특별한 원료를 혼합해 만들어진 신종 마약이다. 부작용이 강한 타 마약들과 다르게 몽상화는 담배, 또는 술과 같이 장기적인 복용에도 부작용 정도가 훨씬 약하게 드러나고 있다. ]
[ 허나 담배의 니코틴이 폐에 쌓여 폐암 등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 듯, 몽상화의 장기적 복용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자세히 확인할 수 없다. ]
[몽상화 연구 기록 #2]
[즉 몽상화의 특징은 흑사회에서만 구할 수 있는 원료라 볼 수 있겠다. 허나 이 정보는 연구원들에게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용하는 정량도 제조자들에게 메뉴얼로 보급되기 때문에, 이를 자세히 연구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
[하지만 그 원료가 대체 뭔데?! X발 반드시 알아낸다!!]
연구기록 치고는 불건전한 글도 함께 있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떨어진 종이는 살무언독과 관련된 것 같습니다.

리 티엔 링
....!!

KP
[살무언독 연구 기록 #1 - 12p]
[살무언독은 몽상화에서 독성을 추가하여 제조된 독성 물질이다. 몽상화에 비해 흑사회의 비밀 원료 성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으며, 그 외에는 양귀비, 테트로도톡신을 약화한... (중략)]
바닥에 떨어진 연구 기록은 이것이 전부인 것 같습니다.

리 티엔 링
... 살무언독은 뭐라 하는지 모르겠고.. 몽상화는.. 설마 양양이 이것까지 손댄 건 아니겠지?
(행거 쪽을 살펴본다.)

KP
행거에는 옷 가지가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습니다.

리 티엔 링
아주 그냥 싹싹 긁어서 도망갔구만!!
(침대를 살펴본다. 물론 매트리스까지 뜯어버릴 기색으로.)

KP
티엔의 집과 마찬가지로 매트리스만 하나 달랑 깔려있습니다.
담요나 마찬가지인 이불을 들춰보면 신문이 떨어져있습니다. 그저 훑어보기만 하면 시시콜콜한 경제, 생활 기사들이 들어있습니다만, 조금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오른쪽 하단에 작게 난 기사입니다.
보아하니 2주 전 기사입니다.
[19XX. XX. XX
살인 용의자 신분으로 실종되었던 30대, 3일 만에 다시 구룡에 나타나 인근 '발칵'...]
[살인 혐의로 경찰 조사 중에 있던 정 씨가 모습을 감춘 뒤 3일 만에 다시 나타나 인근에 소란이 발생했다... (중략) 한편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체포 가능성은 없다며 경찰은 밝혔으며, 앞으로 구룡에 순찰 인원을 늘리겠다는 허례허식만을 내세워 주민들의 비판을...(중략)]

리 티엔 링
.....
여긴 그냥 마굴이네 마굴..
(마지막으로 맥주병을 살펴본다.)

KP
바닥에 굴러다니는 맥주병입니다. 대게 같은 브랜드의 맥주입니다.
바닥이 끈적하다 싶었더니 아직 내용물이 덜 비워진 것이 쏟겨진 것이 문제인 듯 싶습니다.
조금 의문이라면, 앵간해선 병을 따도 컵이 함께 따라올 터인데 그런건 없습니다. 아주 병나발을 불었군요?
[관찰력]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9 > 89 > 실패

KP
어떤 병은 끄트머리가 땅에 떨어진 것인지, 살짝 깨져있습니다. 유리파편이 바닥에 떨어져있으니 조심합시다.
...라고 해도, 티엔은 신발을 신고 있으니 괜찮을 겁니다.
와작, 하고 발 아래에서 맥주병 조각이 으스러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맨발로 들어왔다면 큰일 날 뻔 했네요.

리 티엔 링
.. (다행이다..)
대충 다 둘러본거 같고.. 슬슬 돌아가야지.
(방을 나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KP
...어째 취 시디옌의 집을 최대한 뒤져봤습니다만, 그리 얻을 만한 것이 나왔나.. 싶으면 잘 모르겠습니다.
그가 집에 있지도 않았고요. 집안 상태를 보면 이미 누군가가 다녀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흑사회가 쫓고 있다고 했잖아요. 그 인간들이 과연 취 시디옌의 집에 찾아가지 않았을 지 의문입니다.

리 티엔 링
(... 그러고 보니 양양은 이미 알고 있지 않았으려나?)
(집으로 돌아오면 양양이 자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KP
다시 탐사자의 방에 돌아와, 매트리스 위에 누우면 양양의 존재감 덕분에 좁습니다, 좁아요. 양양은 술에 꼴아 푹 잠들었습니다.

리 티엔 링
... (양양을 살짝 흔들어봅니다.)

난예 양양
으으음-....

리 티엔 링
.. 일어날 기색이 안 보이네..
(어쩔 수 없이 내일 물어보기로 하고... 좁은 매트리스에 꾸역꾸역 들어가 양양에게 착 달라붙어서 눈을 감습니다. 꽉 끌어안았는데도 좁다..)

KP
그 사실 알고 있나요, 티엔?
당신 이제 겨우 구룡성채에 온 지 하루만에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리 티엔 링
(... 거짓말 같다..)

KP
여전히 몸 안에 고동치는, 기분 나쁜 독이 잠든 것을 느끼며 티엔은 잠에 듭니다.
9시 즈음, 구룡은 온전한 아침을 맞이하여 다시 제 삶을 사는 사람들의 발버둥으로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9시 즈음에 어디서 만나자고 메모를 남겨놨었는데요. 아, 찾았다.

난예 양양
잘 잤어요? (부비적거리며 옆에서 일어나 하품을 하고 있다.) 이제 슬슬 만나러 갈 시간이죠?

리 티엔 링
으음-.. (같이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눈을 부빈다.) 잘 잤어.. (그리고 손을 뻗어 매트리스 주변에 아무렇게나 던져둔 메모를 눈을 찌푸리며 읽는다.) ○○거리 ○○○-○... 슬슬 준비하고 갈까?

난예 양양
(볼에 쪽 뽀뽀하며,) 난 우리 집에 가서 던져둔 녀석을 좀 감시해야겠어요. 그러는 동안 이야기 하고 와요.

KP
양양은 샤샤를 감시하고 있을테니, 청 샤오와 그 동안 이야기를 하라고 제안합니다. 사실상 샤샤가 인질인 셈입니다.

리 티엔 링
.. (볼에 뽀뽀를 받으면 볼이 살짝 눌려 한쪽 눈만 감았다가,) 응, 잘 다녀오고-.. 맞아 너희 집이 어딘지는 알려주고 가!

난예 양양
데리러 갈게요. 걱정 말아요. 어차피 거래대로라면 그 녀석을 데려다주기도 해야 하고.

리 티엔 링
.. 그럼 지각하지 말고. 빨리 와, 알겠지?

난예 양양
네에- 내 사랑.

리 티엔 링
하루 봤다고 벌써 내 사랑이야? (말은 저러면서 양양을 문 앞까지 마중해 주고 헤어지기 전 볼 뽀뽀를 해준다.)

난예 양양
당신, 말을 그렇게 하는 것 치곤 스킨쉽 양이 늘었는데요? (하고 큭큭거리곤, 다른 방향으로 이동한다.)

리 티엔 링
(양양이 가는 걸 확인하면.. 씻고, 준비하고.. 약속 장소로 나갑니다.) 아 맞아, 양양에게 옆집 물어보는 걸 깜박했네.. 나중에 물어봐야지.

KP
주소는 구룡성채에서도 나름 구석에 자리잡은 곳입니다.
간판을 확인하면.. [경 씨의 정육점] 이라고 쓰여 있네요.
왜 본인집이 아니라 정육점에서 만나자는 건지는 좀 의문입니다만. 뭐, 일단 도착하긴 했으니까요.
왕 씨의 만두가게에 비하면 단골이 아니면 쉽게 장사가 되나, 싶을 정도의 애매한 자리선정입니다.
9시, 문을 여는 가게들도 있지만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하는 가게들 하나 둘 보이는 광경입니다.
경 씨의 정육점 또한, 아직은 손님을 받을 준비는 되지 않은 것인지 셔터가 반쯤 내려앉아 있습니다.
다만 닫힌 유리문 너머로, 두 명 분의 다리가 보입니다.

리 티엔 링
어라? 여기 어제 그..
... (셔터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KP
반만 닫혀 있어 들어가려면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리 티엔 링
(자세를 낮춰 들어가 봅니다.)

KP
우선 안으로 들어가봅시다.
셔터를 드러내고 유리문을 열면 한 순간에 두 사람 분의 시선이 당신에게 꽂힙니다.
카운터 쪽에는 험악한 흉터가 죽죽 그인 채 티엔을 노려보는 사람이 한 명,
그리고 맞은 편에는 테이블에 앉아 다리를 떨어대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샤샤와 똑 닮은 구석을 보아하니 청 샤오군요.

리 티엔 링
... 그쪽이 쳥 샤오? (시선이 몰리자 잠시 어색하게 서 있다가 겨우 입을 연다.)

KP
청 샤오는 당신을 보자마자 긴장한 얼굴로 일어나 다가옵니다.
청 샤오
샤샤는... 샤샤는 이제, 풀어주셔도 되잖아요.

KP
티엔이 도착할 때 즈음에 맞추어, 양양 왈 샤샤를 데리고 정육점으로 합류하겠다고 말했었죠.
그 사실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리 티엔 링
.. 동생을 돌려받고 싶으면 연구소 위치부터 대.
청 샤오
...구룡성채 밖으로 나가 기차를 타고 1시간 정도 가야돼요. 돈은 꼭 돌려드릴게요. 그런데 연구소는 대체 왜...?

리 티엔 링
취 시디옌이라고 알지? 그 새끼를 좀 만나봐야 해서. 네 동생이라면 곧 올 거야.

KP
한 편 이 상황이 못 마땅한 건지, 정육점 주인으로 보이는 이는 혀를 쯧, 하고 소리나게 찹니다.
정육점 경 씨
내 이러니까, 샤샤 그 녀석 도둑질 좀 작작하라 했잖냐. 이게 왠 소란이야?

KP
잠깐 세 사람 사이의 어색한 침묵이 돕니다. 그러고보면 청 샤오, 이 인간 은근 취 시디옌과 잘 아는 사이 아닌가요?
청 샤오와 눈이 마주치면 그는 불안한 듯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꺼냅니다.
청 샤오
취 시디옌은 열흘 전에 사라졌어요. 마지막으로 모습을 본 것은 정 씨를 만나야한다고 급히 떠난 것이 전부고... 연구소에도 나오지 않은 지 꽤 됐어요.

리 티엔 링
정 씨라면.. 그 연쇄살인범? (물론 결론적으로는 증거 부족이었지만.)
청 샤오
으응.. 일단 기사는 그렇게 났죠. 정 씨가 죽인 건 흑사회예요. 그 때 이후로 찍힌 건지 좀처럼 보이지 않다가 다시 나타났다고 해서... 우리들도 놀랐는데, 취 시디옌이 만나러 간다길래 다음에 만나기로 했거든요.
...그러고보니 취 시디옌이 사라지고 나서 정 씨도 사라졌네요.

리 티엔 링
.... 딱 봐도 너무 수상한데..
청 샤오
그런데 취 시디옌 씨는 왜 찾고 계신건가요?

리 티엔 링
그게.. 좀 복잡한데. 어떤 새끼가 내 몸에 독을 넣었거든? 근데.. 그 범인이 취 시디옌, 그 새끼인 거 같아서.
청 샤오
...취 시디옌... 이 구룡에서 그보다 약에 뛰어난 인간은 흑사회의 독을 만드는 자 말고 없을 거예요. 원래도 정신이 나갔지만, 흑사회 밑에 일하면서 사람이 더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는데 결국 그런 짓까지 벌일 줄이야...

리 티엔 링
... 음-..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원래 여기 흑사회 소속이라는 사람들은 다 제정신이 아니야?
청 샤오
그 분은 원래도 괴짜 연구자이자 약사였지만, 흑사회 그 놈들, 약육강식에 가장 꼭대기에 서서, 사람들을 갈취하는 자들이 제정신이라고 볼 수 있을 리가요. (주먹을 꽉 쥐곤 좀 화난 듯 싶다가, 곧 한숨을 내쉰다.) ...그러는 저도 흑사회 소속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긴 하지만요. 할 말이 없네요.

리 티엔 링
자, 잠깐잠깐.. 추사 연구소가 흑사회 소속이야?!
청 샤오
네. 흑사회에서 직접 관리하는 연구소예요. 사실상 연구소라기보단... 공장이죠. 여기에서 몽상화와 살무언독의 제조를 하면서, 성능을 높이거나 다른 마약, 독 연구를 계속 해요. ...시디옌과 연구소에 대해 계속 물으시길래 반감을 가지고 계신가 했더니, 모르셨나요?

리 티엔 링
당연히 모르지.. 난 여기 어제 왔어!
청 샤오
취 시디옌, 그가 독자적으로 한 연구가 흑사회의 심기를 건드려서... 아마 연구소엔 없을 거예요. 일단은 그 곳에도 흑사회가 쫙 깔렸으니...

리 티엔 링
... 일단 알겠어. 양양 이 자식은 언제 오는 거야...
청 샤오
그 분이 말하길 살무언독을 조금만 넣어도 그냥 잘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던데, 그게 당신 이야기였나보네요. (분노한 티엔을 보고 혹여 제게 해코지라도 할까 벌벌 떨다 부탁한다.) ...그 분좀 빨리 오라고 해 주세요. 샤샤가 또 다시 험한 꼴을 당한다면...

리 티엔 링
내가 오는 시간에 맞춰서 온다고 했는데..
청 샤오
...만두가게 왕 씨에게 들었어요. 그 분도 흑사회시죠? 그들과는 엮이지 않는게 좋은데...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아니라는 소문도 있거든요. 비유하는 말이겠지만 같이 일하다 보면 정말... 그렇게 보일 때가 있어서.

리 티엔 링
... 하하하하!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샤오의 어깨까지 팍팍 쳐가며 깔깔댄다.) 그럼 뭐.. 무슨 삼류 영화에서 나오는 늑대 인간.. 이런 거라는 거야? 너 은근히 농담에 소질이 없구나?
청 샤오
... (깔깔거리는 당신을 보다 깊은 한숨을 푹 내쉰다.) ...그래요. 당신도 비슷한 계열 사람 같은데, 우리 일반인들에게 당신들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 리가 없죠. 하지만 정말 농담은 아니예요.

리 티엔 링
그래그래 명심할게~ (라고 하면서도 여전히 깔깔..)

KP
그 뒤로 샤오는 별 다른 말 없이 작게 기침만을 할 뿐입니다. 허나 두통이 몰려오는 건지, 계속해서 가슴을 두드리고 머리를 툭툭 치는 등 행동이 영 수상합니다.
청 샤오
아, 머리야....

KP
그는 잠깐 두통이 오는 것인지 짧게 침음하다 가슴을 여러 번 툭툭 두드립니다.

리 티엔 링
.. 뭐, 뭐야.. 너 괜찮아?

KP
쿨럭, 짧은 기침과 함께 붉은 피가 후두둑 쏟아집니다. 순식간에 귀신처럼 창백해진 낯을 한 청 샤오는 뒤로 벌벌 다리를 떨며 뒷걸음질 치다가 그 자리에서 넘어집니다.
이를 목격한 경 씨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컥 -, 하고 묵직한 기침소리가 가게 안을 울립니다.
동시에 피가 물을 내뱉는 마냥 경씨의 입 안에서 왈칵 흘러내립니다.
경 씨는 피로 젖은 제 손을 보다가 테이블 위로 손을 뻗어 식칼을 집습니다.
서로의 시선이 마주친 청 샤오와 경 씨는...
당장이라도 사지가 지옥에 끌려가는 것만 같은 절망적인 표정이었습니다.
청 샤오는 탐사자의 발목을 잡아다가 그대로 확 밀어넘어트립니다. 이상할 정도의 괴력입니다.
어느새 손에 쥐고 있던 식칼은 그대로 탐사자의 다리를 스쳐 몇 번이고 내리찍으려 듭니다.
식칼의 끝이 타일에 엇나가며 몇 번이고 칼날이 아슬아슬하게 당신의 다리를 스칩니다.

리 티엔 링
뭐, 뭐야 이 미친..!!!!

KP
[민첩] 판정.

리 티엔 링
cc<=45 민첩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 > 7 > 대단한 성공

KP
그리고서 청 샤오는 다 쉬어가는 목소리로 소리 지릅니다.
청 샤오
이 개자식, 개새끼..! 설마 했는데, 역시 흑사회의...! 너 이미, 다 알고 염탐하러 온 거지..!!

리 티엔 링
개소리야!!!! 난 그쪽 사람 아니거든! 이거 안 놔?! (샤오를 발로 차버린다.)
청 샤오
우리 정체 눈치까고 온거잖아..!!

KP
목구멍에서 계속 흘러내는 피 때문에 목소리는 점점 갈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결국, 아무런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을 때, 청 샤오는 스스로 목에 칼을 가져다대고선 긋습니다. 마치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 듯한 모습으로.
순식간에 피가 분수치며 정육점 바닥 타일을 적십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광경이란 말인가요?
탐사자, 이성 판정. (0/1D3)

리 티엔 링
.........
cc<=46 이성체크 (1D100<=46)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 > 7 > 대단한 성공

KP
상태가 좋지 않은 샤오를 보던 경 씨의 육중한 몸이 어느덧 탐사자를 향해 달려듭니다.
그대로 탐사자의 멱살을 잡고선 벽까지 밀어붙히자, 그대로 등이 가볍게 벽에 부딪힙니다.
경 씨
이 역겨운 냄새… 짐승의 비린내..! 네놈들이 이미 취 시디옌을 죽였으면서, 잘도 뻔뻔하게 여기에 모습을 -!

KP
먹먹한 고함소리에 고막이 울릴 지경입니다.
한참이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경 씨는 순식간에 손을 벌벌 떨더니 그대로 쥐고 있던 식칼을 들어 제 목에 가져다댑니다.
이미 해탈한 듯한 웃음소리, 마지막으로 그가 내뱉는 숨은 허-, 하는 듯 모든 것을 포기한 실성한 숨이었습니다.
그리고 피분수가 벽을 튀어 탐사자 당신의 목을 긋듯 내리붓습니다.
어째서 자살을?

리 티엔 링
..... (손이 덜덜 떨린다. 경 씨를 밀치고 유리 문을 열어 정육점에서 나갑니다.) 우.. 우윽.. 역겨워..

KP
문으로 나서려 할 때, 티엔에게로 인영 둘이 드리웁니다.
샤샤
..형? 아저씨?

리 티엔 링
.......

KP
피바다가 된 정육점을 멍하니 쳐다보던 샤샤는 곧 구룡성채가 떠나가라 울어대며 시신 앞에서 주저앉아 엉엉 오열합니다.
짐승의 피가 흘러야 할 정육점에 어째 사람의 혈향만이 납니다.
양양은 순식간에 엉망이 된 정육점 안을 흘긋,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두 사람을 보며 혀를 찹니다.

난예 양양
그거 알아요? 살무언독은 인간의 몸에 쌓일 수록 폭력성이 증가한대요.
독의 부작용으로 저렇게 된 걸지도 모르고.

리 티엔 링
.. 너 이 새끼.. 다 알고 있었지?

난예 양양
네? 제가 뭘요? 여기 있던 건 당신이잖아요? (하고 조소를 짓는다. 티엔에게로 가까이 다가와 재킷을 매만지며) 당신 다쳤어요? 옷이 엉망인데.

KP
이상하게 저 두 사람을 보면 자꾸만 두통이 몰려오며 어지러운 것을 느낍니다.
피를 너무 많이 봐서, 아니면 냄새가 지독해서...
양양이 연이어 티엔을 부르지만, 그의 목소리도 저멀리 아득하게만 들려 웅웅 거립니다.

난예 양양
이봐요, 티엔. 티엔!

KP
아, 젠장.
정말인지 끔찍한 구룡성채입니다.
그리고 시야가 암전합니다.
......
손을 짚고, 일어나면 바닥이 아니라 푹신한 이불 위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딱딱한 매트리스조차 아닌, 고급진 비단이불이 널린 것을 보면 좀 당황스럽습니다.
여기서 더 놀라울 것이 있다면, 몸을 일으켜도 침대가 넓다는 겁니다.
심지어 벽과 벽 사이에 거리감이 있어요!...그만큼 넓다는 소리입니다.
티엔 당신 원룸을 4개 합치면 이 정도 방이 나올 거 같네요.
구룡에 있다 갑작스러운 호화로움에 정신을 못 차리는 당신 앞으로, 정갈하게 차려입은 이가 나타납니다.
인기척도 없이 다가와, 들어온 지도 몰랐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샌 남자
정신이 드십니까. 쓰러지셔서, 양양 님께서 이 곳으로 모셨습니다.

리 티엔 링
....... .... 네?
머리가 하얗게 샌 남자
여긴 양양 님이 머무르시는 저택입니다. 당분간 여기서 지내셔도 괜찮습니다.

리 티엔 링
... 네?!?!?
아, 아니 잠깐.. 그 새끼 어딨어요?
머리가 하얗게 샌 남자
양양 님은 잠시 일이 있으셔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저녁 식사를 준비해두었습니다. 따라오십시오. 몸도 안 좋으실 때는 잘 드셔야 한답니다.

리 티엔 링
... 걔 여기로 돌아오긴 한대요? (일단.. 친절해보이는 할아버지를 따라갑니다.)

KP
방 너머의 창문을 보면, 아침이 아닌 어둑한 노을이 완전히 져가고 있습니다.
쓰러진 지 시간이 꽤나 지난 모양입니다. 그러고보면 배도 시장하긴 하네요.
우선 집사를 따라 식당으로 가보기나 합시다.
그를 따라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 1층의 식당으로 향하면 입이 내적으로 떡 벌어지는 으리으리한 저택임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구룡에... 이런 집이 있나요?
그러고보니 구룡 바깥쪽 구역은 아파트와 저택 단지가 으리으리하긴 하던데.

리 티엔 링
....... 저.. 저기 제가 여기 잘못.. 온건 아니죠?
머리가 하얗게 샌 남자
(허허 웃으며,) 양양 님이 손수 안아들고 오셨으니,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리 티엔 링
(양양 님....?)

KP
아니 근데 양양 이 인간...
자기는 이런 곳에서 살면서 티엔 자신이 그 쪽방에서 자는 걸 내버려뒀나요? 좀 괘씸하네요.
조금의 괘씸함과 빡침을 가라앉혀주는 건 탐사자 눈 앞에 차려진 음식입니다.
산딸기향 소스가 베이스인 스테이크와 생선 구이는 상당히 호화롭습니다.

리 티엔 링
(아니.. 너무 호화롭잖아...)
머리가 하얗게 샌 남자
저, 오늘은 양양 님께서 바쁘셔서 내일 아침에야 뵐 수 있을 듯 합니다. 식사를 마치시면 방으로 돌아가 쉬시면 됩니다.
몸도 안 좋다고 들었으니, 혹여나 무슨 일 있으면 저를 불러주십시오. 1층의 가장 작은 방에 있습니다.

리 티엔 링
잠시만요..! 혹시 양양이 이 집의.. 도련님.. 막 이런 건가요?
머리가 하얗게 샌 남자
....으음, 네. 맞습니다. 도련님이시죠. 그 분의 부모님은 지금 없으시니 사실상 이 집의 주인 되십니다. 그럼.

리 티엔 링
...... 되게 당황스럽네. 무슨 소설에서나 나오던걸..

KP
집사는 곧 복도 너머로 사라집니다.

리 티엔 링
.... (식사 후 일어나면 일단 식당을 나옵니다..)

KP
식사를 마치면 당신 주변은 휑합니다.
딱히 메이드들도, 다른 돌아다니는 집사들이나 요리사들이 당신을 그리 신경쓰지 않는 느낌입니다.
손님치고는 조금 쿨한 대접입니다.
저녁 식사라도 들었지만, 시계를 보면 벌써 밤 10시가 다 되어갑니다.
아무래도 늦게 일어나 맞이한 저녁식사였나봅니다.
주인도 없는 저택 안은 조용합니다.
필요한 곳을 제외하고는 불도 거의 꺼져있는 상태고요.
거실에 붙어있는 거대한 창문으로 밖을 들여다보면,
오르막 끝에 위치한 언덕 밑에 자리잡은 저택은, 그 밑의 구룡성채를 모두 내려다보는 듯한 위치에 있습니다.
구룡 한 가운데에 있을 때는 건물과 건물에 막혀 한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시야가,
이 저택 안에서는 모든 구룡이 장난감마냥 아득한 미니어쳐로 보일 뿐입니다.
이런 저택을 보고 있자하면 탐사자는 마음 한 구석에서 점점 기어오르는 불안감, 또는 의구심을 결국 숨길 수 없습니다.
양양이 단순히 구룡에 사는 사람이라기엔...
그 정체가 너무 수상하다는 것, 말입니다.
티엔은 양양의 정체를 무어라 어림짐작 하고 있나요?

리 티엔 링
(.. 재벌 2세? 흑사회 보스..?)

KP
무엇이든 간에, 양양이 어느정도 자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안그러고서야 이런 저택에 자신을 들여놓을 리는 없을테니...
그렇다면 계속 누립시다.
댕 -

KP
거실 한 가운데에 놓인 괘종시계가 10시를 가리킵니다.
10번, 종소리가 울리면 탐사자가 서있는 거실에 불이 꺼집니다.
사람 있는 지 확인도 안 하나... 아무래도 이미 티엔이 방에 돌아간 줄 아나 봅니다.
...잠깐.
이거, 양양 집 뒤지기 딱 좋은 타이밍 아닌가?
안그래도 궁금하잖아요, 이 자식. 대체 뭐하는 인간인지.
백문이 불여일견!

리 티엔 링
이런 건 언제 입혀놨대.. 편해서 좋긴 하다만.. (흰 원피스 잠옷을 살랑살랑 날리며 거실을 돌아다녀 본다.)

KP
거실은 이 저택에서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합니다.
화려한 동양풍이 새겨진 기둥부터, 장식장, 그림까지…. 이것보다 더 화려한 곳이 구룡에 있을까요?
그저 푹신푹신한 소파에 누워버리거나, 바깥 풍경을 보는 것 말고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그렇게 소파에 누워서 가만 양양을 기다리던가요.
…다만 계속 거실에 머무르다보면, 넓직한 창문 너머로 보이는 구룡의 풍경이 하찮아보이기도 하면서…
권태롭습니다.
지루하네요. 다른 곳으로 가는 편이 훨 좋겠습니다. 양양은 이런 곳에 지내서 재밌긴 할까요?

리 티엔 링
(돈 많아도 이러면 인생이 지루할 만도.. 주방으로 가봅니다.)

KP
[은밀행동] 판정

리 티엔 링
cc<=20 은밀행동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7 > 77 > 실패

KP
메이드가 나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직원용 화장실에 갑니다.
이크, 돌아다니는 걸 걸린다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향하는 중에 아직 자고 있지 않은 메이드는 어서 자라고 허공에 대고 말하다 떠납니다.

리 티엔 링
.... 휴.. 간 떨어질 뻔했네..

KP
주방 안은 조용합니다.
냉장고를 열어보면 육식이 다수입니다.
조금 치우쳐진 재료입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식칼 등을 챙길 수도 있겠습니다.

리 티엔 링
(혹시 모르니까 칼 하나 정도 챙깁니다.) .. 그러고 보니 아까도 스테이크였지.. 채소는 없는 거야? (남의 집 냉장고를 막 뒤적뒤적)

KP
티엔은 칼을 챙깁니다. 그 밖에 눈에 띄는 건 없습니다.
과일도 없으니 냉장고에서 뭔가 꺼내먹을 만한게 없군요...

리 티엔 링
... (아쉽..)
(냉장고를 닫고 거실로 나와 정원으로 가본다.)

KP
정원에 들어가려고 하면, 자물쇠로 문이 잠겨있습니다.
자물쇠가 상당히 견고하고 고급진 것이, 근력으로 깨부숴버린다던가 등의 방식으로는 통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딘가에 열쇠가 있을 것 같네요.

리 티엔 링
이래서 비싼 집들이란.. (쯧 혀를 차고 문 주변을 둘러봅니다.)

KP
평범한 문입니다. 아니, 그보단 조금 크지만요. 여타 저택들과 다른 점은 없습니다.

리 티엔 링
.. 열쇠를 주변에 둔다거나... 하긴 이렇게 큰 저택에 그런 방법을 쓸리가. (한숨을 푹 쉬고 거실로 돌아가 계단으로 2층을 올라간다.)

KP
[은밀행동] 판정

리 티엔 링
cc<=20 은밀행동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4 > 24 > 실패

KP
집사가 나와 티엔과 마주칩니다.

리 티엔 링
...... (눈을 살살 피하면서) 이, 이제 막 자려고...
머리가 하얗게 샌 남자
시간이 많이 늦었습니다. 손님 분. 어두운 데 계시면 다칠 우려가 있으니 어서 주무시지요.

KP
티엔이 2층까지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나서야, 집사는 방으로 돌아갑니다.

리 티엔 링
무슨 여긴 집사도...

KP
당신이 깨어난 방이 있는 2층에 도착합니다. 바로 방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죠?

리 티엔 링
(당연!)
... (주변을 휙휙 돌아보고,) 아무도 없지..? (몰래 양양의 방인 것 같은 방문을 열어봅니다.)

KP
비단 커튼과 원목으로 뒤덮인 방 안은 들어오자마자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온도는 아무리 보아도 정상온도지만, 분위기가 당장이라도 당신을 잡아먹을 것만 같습니다.
티엔이 머무르는 방보다는 훨씬 화려합니다.
하지만 온통 금으로 장식된 가구들 투성이임에도 - , 무언가 삭막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딱히 볼 것이라고는 협탁 위가 전부입니다.

리 티엔 링
와.. 이거 전부 팔아버리면 얼마야? (주변을 둘러보다가 협탁 위를 살펴봅니다.)

KP
넓은 유리 협탁 위에 덮여진 액자,너덜너덜한 가죽 수첩이 있습니다.
액자를 보면 양양이 가장 중앙에, 그리고 뒤편에는 부모로 보이는 이들이 둘 서 있습니다.
...가족사진 치고는 이상하게 소름이 끼칩니다. 왜 이렇게 위화감이 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리 티엔 링
..... 가족 맞아?
(가죽 수첩을 살펴봅니다.)

KP
상당히 흘겨진 글씨체입니다. 겨우 읽어보려 하면, 이메일 주소처럼 보이는 것이 적혀있습니다.
[ Chishidian0119@wxxxx.com
Cshdn1111 ]
밑에는 비밀번호인걸까요?
근데 이 이메일 주소….
당신이 받은 이메일 주소와 같은 겁니다.

리 티엔 링
.....
설마..

KP
이 주소를 왜 양양이 가지고 있을까요?
점점 등을 타고 불길한 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수첩을 몇 번 더 넘겨보면 몇 번이고 갈겨내린 듯한 알 수 없는 공식들이 적혀있습니다.
[ 홍매제 ]
[ Test 一
십전대보탕 3 : 살무언독 2 : 여우의 피 1 : 본인 혈액 4
.
.
Test 六
십전대보탕 2 : 살무언독 4 : 여우의 피 2 : 본인 혈액 1 : 흑련가루 1
.
.
Test 十二
십전대보탕 3 : 살무언독 1 : 여우의 피 2 : 본인 혈액 3 : 흑련가루 1
.
.
.
Test 三十七 (최종) 해냈다!
십전대보탕 3 : 살무언독 2 : 여우의 피 2 : 본인 혈액 2 : 흑련가루 1
- 십전대보탕을 가장 먼저 넣는다. 살무언독은 두 번째로, 비율에 맞추어 넣고 끓자마자 여우의 피를 넣는다. 3분 정도 적당히 가열한 후 가장 열이 뜨거울 때 자신의 혈액을 넣는다. 피가 완전히 섞일 때 흑련가루를 마지막으로 넣고 15초 동안 흔든다. ]
홍매제라… 난생 처음 들어보는 약입니다. 동시에 익숙한 재료들이 눈에 띕니다.
이 수첩... 취 시디옌이 쓴 걸까요?

리 티엔 링
해독제 레시피인가?
(수첩을 훔칠 수 있을까요?)

KP
가능합니다.

리 티엔 링
(수첩을 훔쳐 한 손에 쥐고 슬금슬금 양양의 방에서 나온다.)
(그리고는 서재로 향한다.)

KP
양양의 방보다는 조금 좁은 방이지만, 도서관을 방불케 할 정도의 수많은 서적들이 책장에 꽂혀있습니다.
한자로 된 서적이 대부분이며, 한 쪽에 영어로 된 서적이, 그리고 나머지는 각국의 언어로 쓰여진 책들이 모여 있습니다.
책장 외에도 책상 위 책 한 권이 더 올려져있습니다.

리 티엔 링
윽.. 영어는 못하는데.. (여기 있는 책을 전부 다 뒤질 수는 없고.. 책상 위에 올려진 책을 슬쩍 봐본다.

KP
[교육] 판정

리 티엔 링
cc<=50 교육 (지식)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대단한 성공

KP
먼지가 낀 다른 책들에 비해, 이 책은 유달리 깨끗합니다. 최근에 책을 꺼내 읽어보기라도 한걸까요?
[ 형상 흡수 ]
[ 최근 사망한 사람의 모습을 흡수하여 완벽하게 닮은 모습이 된다. 며칠 동안 대상을 먹으며 계속 주문을 걸어야한다. 술자는 형상 여러 개를 흡수하여 모습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주문이 끝나면 술자는 원할 때 대상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
허나 그림자는 속일 수 없다. 그림자의 모양은 원래 술자의 본 모습을 따른다.
체력을 잃을 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
[지능] 판정

리 티엔 링
cc<=75 지능 (아이디어)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 > 9 > 대단한 성공

KP
어쩌면 신문 기사에 나왔던 정 씨가 취 시디옌을 찾아간 건...
더이상 정 씨가 아닌 다른 누군가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성 판정.(0/1)

리 티엔 링
cc<=46 이성체크 (1D100<=46)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6 > 66 > 실패
system
[ 리 티엔 링 ] SAN : 46 → 45

KP
책장에 책 한 권이 눈에 띕니다.
다른 책들에 비해 겉표지 질감이 유독 눈에 띄는 책입니다.

리 티엔 링
근데 왜 이런 책이 얘네 집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책도 꺼내서 읽어본다.)

KP
푸석거리는 것이… 꼭 죽은 포유류의 털을 엮어 만든 것만 같은 기이한 책입니다.
[여우 설화]
[여우는 태초부터 존재하였다. 그들의 독은 때로 인간들이 알기에 아득히 먼 것들이 많았으며,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조제 수준을 보였다. 특히 '피'를 매개로 한 독은 가장 소리 없이 생물을 죽일 수 있는 살상력을 보였으니...]
[현재 여우의 독에 대해 잘 아는 자는 사실상 전무하다. 여우들이 이루어온 역사는 백 만년 전에 이미 멸망하였으니, 이에 대해 아는 자마저 그저 겨우내 오랜 잠에 깨어나 역사를 다시 이어온 동족들만이 끝이다. ]
[여우들의 역사는 멸망하였으나 독은 영원히 함께할 지어다.]
그리고 나서 옆에 붙어있는 책 한 권을 더 찾아냅니다.
구룡의 역사에 대해 여러가지 조사한 연구 논문들이 엮여져있습니다.
[구룡의 역사]
[구룡성채의 원래 이름은 “구룡채성”으로, 청나라의 영국 동태 파악을 위한 전략적 군사 거점이었다. 1898년 홍콩권역으로 편입하는 조약을 영국과 맺은 후에도, 구룡채성은 중국 관할 지역으로 남았다. 이 당시 700명의 인구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중국은 주권 행사를 주장하며 행정관을 주둔하려 했으나, 영국의 행정권이 미치지 못했음에도 영국은 청나라 행정관을 추방시켰다. 이후 구룡채성 행정권의 권한 행사가 어느 양쪽에도 확실히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이 계속된다.]
[제2차 세계 대전 종결 후 내전으로 인해 중국 난민들이 수많이 홍콩으로 밀려들어오면서, 주권 공백지대인 구룡채성이 포화상태가 되기 시작한다. 콘크리트 건물이 빽빽하게 증축되면서 지금의 구룡성채가 된다. ]
[ 이후에도 여러 전쟁 등의 여파로 구룡성채에는 수많은 국적을 가진 난민, 도망쳐온 범죄자 등 수많은 인간군상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구룡채성이 구룡성채로 되어가, 콘크리트의 마굴이 되기까지 수많은 큰 손들이 개입했다.]
역사책으로 보입니다. 다만 빈약해보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사진과 내용은 잘 써져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익숙한 사진이 보입니다.
양양을 닮은 듯한 두 사람이 구룡성채에서 건물을 짓는 사람들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양양의 부모인걸까요?

리 티엔 링
설마 진짜 부모님이야?

KP
[관찰력]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3 > 63 > 실패
(눈 비비고 다시 한번..)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5 > 15 > 어려운 성공

KP
[구룡은 그 누구던 들어올 수 있다. 그 어떤 존재마저 섞여 들어와 살아도 이상하지 않은 이 곳에, 하다못해 인간이 아닌 존재들마저 살 수 있지 않겠는가?]

리 티엔 링
... (책을 탁 닫아버린다.) 여, 영화에서만 나오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리가..
(끼익-.. 서재 문을 닫고 살금살금 복도 끝 창고로 가본다.)

KP
[은밀행동] 판정

리 티엔 링
cc<=20 은밀행동 (1D100<=2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9 > 99 > 대실패

KP
이동 중, 양양의 방에 있던 수첩을 떨어트립니다.
어디로 떨어졌지? 어둠에 쌓인 복도에서 수첩의 형상을 확인합니다.
문제는, 그 수첩 바로 앞에 또다른 사람의 발이 보인다는 겁니다.
집사는 수첩을 주워 듭니다.
머리가 하얗게 샌 남자
이거, 주인님의 수첩이군요.

리 티엔 링
....... (좆댔다...)
아~ 그, 그게.. 양양이 허락해 줬어요!
머리가 하얗게 샌 남자
지금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확인 후에 다시 드리도록 하죠. 저택의 안위를 위한 것이니 부디 양해해 주십시오. 그리고 손님 분은, 지금 방으로 돌아가주셔야 겠습니다. 동행하겠습니다.

KP
집사가 은연 중에 심기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티엔을 방까지 강제로 모시고 갑니다.

리 티엔 링
자, 잠시만요! 정말 양양이 허락해 준 거라니까요! (버둥버둥)
머리가 하얗게 샌 남자
양양 님도 제 선택을 이해하실겁니다. 그럼, 아침에 뵙겠습니다.

KP
쾅.

리 티엔 링
........

KP
지금 당장 다시 나가기엔 집사가 근처에 있을 듯 싶습니다. 조금 기다려야겠네요.

리 티엔 링
(집사가 닫고 나간 문을 발로 한번 쾅- 차버린다.)

KP
다시 문이 열리고, 이번엔 통통한 메이드가 들어옵니다.
통통한 메이드
손님, 기물을 망가뜨리시면 곤란합니다. 저희가 곤란해져요, 그러니... 아무 것도 부수지 마세요.

리 티엔 링
... (엿이나 먹어..)
통통한 메이드
히익.. 그럼.

KP
통통한 메이드가 놀라 후딱 나갑니다.
[10*1D2] 분 후에나 다시 조사할 수 있겠습니다.

리 티엔 링
10*1D2 (10*1D2) > 10*1[1] > 10
(집사가 밖에 있는 동안 자신의 옷을 살펴봅니다.) 주머니에 있던 물건들은 제대로 있나?

KP
벗겨 놓기만 했을 뿐 물건은 티엔이 넣어둔 그대로입니다. 꺼내보지도 않은 걸까?
양양이 주머니에 들어있던 그의 피를 발견했다면 지금 무사히 있을 수 있을까요?

리 티엔 링
..... (브라에 넣었던 카드도?)

KP
양양이 브라는 가만 두었습니다. 다행히 속옷은 안 벗겼나 봐요.
생각해보면 바지까지 벗겼네요. 엉큼한 놈.
아니면 그저 메이드들이 갈아입혀 둔 걸까요?

리 티엔 링
.....(어느쪽이든 부끄럽다..)
(브라에 넣어뒀던 카드는 꺼내서 지갑에 잘 넣어둡니다.)
(10분이 지났으면 창고로 향한다.)

KP
조용히 창고 안을 들어가보면 가지런하게 각종 물건들이 보관되어있습니다.
벽을 더듬으면 각종 열쇠를 보관하는 곳에, <정원>이라 라벨이 붙은 열쇠꾸러미를 찾아냅니다.
[관찰력]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2 > 42 > 보통 성공

KP
이름이 적혀있지 않은 라벨이 붙은 열쇠를 하나 더 찾아냅니다. 이건 어디에 쓰는 걸까요.

리 티엔 링
(두개 다 챙긴다!)
(라벨이 붙어있지 않은 열쇠를 보고) 이건.. 반대편 방 열쇠인가? (창고를 나와 반대편 잠겨있는 방으로 가본다.)

KP
창고에서 찾은 열쇠로 문을 열면, 그대로 문은 천천히 열립니다.
안을 열어보면 창고랑은 비슷해보이면서도, 분위기가 어딘가 다릅니다.
아, 꼭 실험실 같으면서도...
이렇게 음습하고 퀩퀩한 실험실이 다 있을까요? 실험실보다는 꼭.. 사짜로 만든 제조실에 가깝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그대신 조금, 분위기가 옛스럽습니다. 저택의 연식을 생각하면 이 방도 상당히 오래되었겠죠.
양 옆으로는 각종 재료들에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흑련 가루>, <혈청>, <독>, <몽상화>,<살무언>...
계속 만나면서 설마했습니다만.
역시 양양은...
결코 단순한 조무래기는 아니군요. 이걸 보고 확신했습니다.

리 티엔 링
... 이 새끼..

KP
도대체가 뭐하는 인간인지 궁금해질 다름입니다.
그리고 마음 한 구석으로,
도대체 어디까지 그 발을 담그고 있는가, 하는.
그런 의문 만이 남돌았습니다.

리 티엔 링
.. (아까 레시피에 써 있던 약을 모두 챙긴다.)

KP
티엔은 재료를 챙겼습니다.

리 티엔 링
(재료를 챙겨 이번에는 1층 정원으로 향한다.)

KP
정원에 열쇠를 들고 가면, 자물쇠는 너무나도 쉽게 열립니다.
정원 안을 들어가보면, 무언가 전체적으로 검고 붉습니다.
흑련이 많이 피어있어서 그런가봅니다.
어떻게 이렇게도 많은 흑련이 이 정원 안에 수두룩하게 피어있는지...
꼭 사람이 정원에서 죽어서 꽃이 피면 이렇게 될까요?
혼잡한 정원입니다. 양귀비도 같이 피어있는 것이 흑련과 어우러져 아름답긴 하지만...
식물의 향에도 가려지지 않는 이 메쓰꺼운 향, 폐부를 찌르는 비린내.
이건 도대체 어디에서 올라오는 것일까요.
[관찰력]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0 > 40 > 보통 성공

KP
냄새가 올라오는 곳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던 중, 시들어 죽은 양귀비꽃이 바닥에 떨어진 것을 발견합니다.
발로 살살 치워보면, 겨우 손가락을 끼워 올릴 수 있는 홈이 보입니다.

리 티엔 링
(.. 손가락을 끼워 올려본다.)

KP
홈을 들어올려보면 그대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이어져있습니다. 정원에 어째서 이런 비밀통로가...
내려가봅시다. 다만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한 번 내려가려면 우선 각오부터 해야겠습니다.

리 티엔 링
... 아 씨.. 불안한데...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지하로 내려가봅니다.)

KP
코를 찌르는 악취와 비린내, 그리고 정신이 몽롱해질 것만 같은 향이 묻힌 저 곳을 향해 천천히 티엔은 밑으로 내려갑니다.
다 타들어가는 양초 하나뿐만이 유일한 불빛인 지하실.
벽에 걸어진 촛대를 들고 지하실 안쪽을 향해 천천히 발을 내딛으면…
그저 사람이었다는 형상만이 남은 인간의 시체가 탐사자의 눈 앞에 목도될 뿐입니다.
이성 판정(1/1d4)

리 티엔 링
cc<=45 이성체크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6 > 36 > 보통 성공
system
[ 리 티엔 링 ] SAN : 45 → 44

KP
짐승한테 물어뜯긴 사람의 시체가 저런 모습일까요.
찢어진 살점과 더불어 살가죽이 들러붙은 두개골은 비쩍 마른 사람의 몰골이 되어,
신원이 대체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보기만 해도 토악질이 올라오는, 끔찍한 광경입니다.

리 티엔 링
.. 역하다..

KP
눈 앞에 펼쳐진 지옥도에 탐사자가 압도된 사이, 등 뒤로 계단을 내려오는 삐걱대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
어이, 거기 당신!

KP
갑작스러운 인기척에 티엔이 급히 양초를 그쪽으로 돌리면…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목소리는 비록 처음 듣지만, 얼굴만은 분명 보았습니다.
취 시디옌의 얼굴입니다.
취 시디옌? 이 인간 어째서 여기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거지?

리 티엔 링
... 너 이새끼..!!!
취 시디옌?
너... 너지? 내 메일을 받고 여기까지 온 사람.

리 티엔 링
그래.. 너지? 너가 나한테 독을 주입했지?
취 시디옌?
시간이 없어. 이, 이걸 받아. 양양한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독이라고. 너도 눈치챘잖아..!! 양양 그 자식이 몽상화와 살무언독을 만드는 존재라는걸…!

KP
취 시디옌은 마저 계단을 급히 내려와 티엔을 향해 무언가를 꺼내보입니다. 유리병에 담긴 검은 액체가, 빛을 받아 찰랑입니다.

리 티엔 링
.. 야 잠시만 너, 너가 나한테 먼저.. 독을..
취 시디옌?
부, 분명 너한테 독을 쓴건 내 잘못이야. 하지만 여기 이걸 주-주려고 널 부른 거야.
그, 그 미친… 양양이 나를 가뒀어. 너가 온 사이 경비가 조금 풀어져서, 겨우 ㅃ,빠져나왔던거야. 난 차피 이미 글러먹었으니까… ㄴ,네가 이걸 써. 홍매제야.
왜 살무언독이 살무언독이라 불리는 줄 알아? 소리없이 사람을 죽여서 그런 이름이 붙었지. 살무언독을 섭취한 사람은 양양한테 조종당해서 의지를 박탈당해버려.
그 살무언독에 대항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홍매제야. 반대로 네가 조종할 수 있다고.

리 티엔 링
... 거짓말은 아니겠지?
취 시디옌?
ㄱ-그래. 당신, 양양 가까이 지내면서도 몰랐나? 그 자식은 인간이 아니야… 사람의 모습을 한 그냥 여우 새끼라고… 양양이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이유도 그 독에 양양의 피..., 그러니까. 여우의 피이자 독이 있어서 그래.

리 티엔 링
.... (일단 홍매제를 받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뭐가 있는지 둘러봅니다.)
취 시디옌?
어, 어서. 시-ㅅ..시간이 없어- 곧 있으면...!!

KP
어두워 주위가 잘 보이지 않으나, 그 찰나도 견디지 못하고 당신 앞에 선 남자가 닦달합니다.

리 티엔 링
내가 왜 구룡까지 기어들어왔는지 알아? 나한테 독을 넣은 새끼를 죽이려고 왔어. (그리고 그대로 아까 훔친 탈로 앞에 선 시디옌을 잡아 찌릅니다.) 청산가리가 없는 게 아쉽네.

KP
취 시디옌은 티엔의 손목을 잡아 챕니다. 이 사람, 무슨 괴력이... 위로 꺾인 손목에 힘이 풀려 식칼을 챙그랑, 떨어트립니다.

리 티엔 링
....?!
취 시디옌?
빨리 마, 마시라고 말했잖아. 이, 이걸..

KP
그리고선 식칼을 떨어뜨린 손에 다시 검은 유리병을 쥐어줍니다.
취 시디옌?
학자라고 무, 무시하는거야?

리 티엔 링
(무슨 힘이...) 알겠어 마실게! 마신다고! 그러니까 이거 놔!

KP
취 시디옌은 그 말을 듣더니 바들바들 떨며 티엔을 놓아줍니다. 저 덩치에서 저런 힘이? 당황스러운 광경입니다.
또라이 약사라더니, 힘이 세지는 약이라도 지어 먹은 걸까요?

리 티엔 링
.... (진짜 내키지는 않지만 눈 딱 감고 벌컥 마십니다.) 이제 됐냐!!

KP
취 시디옌은 탐사자에게 유리병을 건네줍니다.
이걸 마셔야만 살무언독에 당해도 살 수 있다면서요.
검은 색 액체의 맛은.. 겉보기엔 끔찍해보이는데, 나름 괜찮습니다. 산딸기 맛이네요.
산딸기맛?
이 맛, 분명 아까 전 저녁식사 때도…
취 시디옌은 검은 유리병을 흘긋, 내려다보다가 이내 미친듯이 웃기 시작합니다.
삿대질로 당신을 가리키던 그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입가로 가린 채 꼭 고삐가 풀린 망아지마냥 날뛰며 발을 동동, 구르다가.
취 시디옌?
티엔 당신, 하하…하… 너무, 너무 순진한거 아니에요? 왜 자꾸 남이 주는 걸 덥썩덥썩 잘 물지? 나야 좋은데… 그치만.

난예 양양
가끔 난 이래서 당신이 좋아.

KP
취 시디옌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어느새 양양의 모습만이 당신의 앞에 서있을 뿐입니다.
아… 저 자식.
취 시디옌인 척 했구나…

리 티엔 링
이 개..!!!! 아니, 지금 나한테 뭘 먹인 거야!

난예 양양
티엔, 살무언독은 제 피로 만든 독이에요.
내가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죽으라고 하면 죽을 수도 있어요. 청 샤오랑 경 씨처럼요. 내가 입만 벙긋해도, 알아서들 잘 해요. 참 편하죠?
저녁 식사는 맛있게 했어요?

KP
쿵, 하고 가슴이 내려앉는 듯한 압박감이 당신을 짓누릅니다.
찬물을 뒤집어쓴 기분. 머릿 속을 잠식하는, 여우가 하악거리며 고막을 매우는 이 감각.
이 검은 액체, 설마…. 게다가 저녁식사 때도 이미….
[건강] 판정

리 티엔 링
cc<=50 건강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1 > 91 > 실패

난예 양양
티엔.
스스로 목 졸라보세요. 당신의 손으로.

KP
말도 안되는 명령이라고 생각되나요.
하지만 당신의 팔은 이미 올라가 한 손은 목을 조르기 시작합니다.
혈관 하나하나가 뻣뻣하게 굳어, 실에 꿰인 채 억지로 들어올려진 기분입니다.
다른 손 하나로 최대한 막아보려하지만 -

난예 양양
우와, 조금 버티네요? 이런 건 좀 신기한데… 양손으로 하세요.

리 티엔 링
커헉.. 헉.. 미..ㅊ.. (말을 끝맺기도 전에 그나마 막던 손마저 통제를 잃고 목을 조른다.)

KP
결국 다른 한 손마저, 당신의 목을 그대로 감싸 힘을 줍니다.
쿵,쿵 거리며 작렬하는 심장박동에, 뇌를 타고 이성을 마비시키는 저 여우의 목소리에, 독이 매워진 혈관이 굳어버린 듯한 이 감각이.
결국 뇌는 살기 위해 정신을 먼저 잃는 것을 택했습니다.
양양...
나중에 눈 뜨면…
반드시 죽인다…
...
그로부터 약 3일이 지났습니다.
3일이 아니라 30일은 지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고통스럽고 긴 시간이었습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것은 불완전한 자유.
그나마 겨우, 숨구멍 하나만을 주고선 이어진 가택 연금 생활.
조금이라도 도주하거나 양양의 심기를 거스를만한 행동은 양양의 언령 아래 완전히 저지되었습니다.
당신이 첫 날 저택에 갇힌 밤.
양양은 당신을 찾아와 말했습니다.

난예 양양
있잖아요, 티엔. 내가 당신에게 선물을 하나 줄게요.
만약 당신이 나를 벗어나도...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주문.
내가 당신한테 반했다고 말했잖아요?
그러니 나를 사랑해.
당신도 나를 사랑해줘야겠어.

KP
양양은 티엔에게 그 무엇도 아닌 사랑이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말을 듣자마자 한 눈에 심장이 뛴다던가, 좋아 미치겠다던가 하는 변화는 느껴지지 못 했습니다.
그냥, 짐승이 자신에게 매달리는 광경만이 펼쳐질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양양은 상관 없다는 듯 의미심장하게 웃었습니다.
정말 그를 사랑하게 된 것인지는 오로지 탐사자만이 알 뿐입니다.
허나 그것을 양양은 확인 받으려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대신 양양은 하루에 한 번은 당신을 찾아와,
때로는 대화만 하다 가거나 -, 같이 잠에 들거나-
아니면 당신을 직접적으로 고문하거나, 농락하는 등의 행위를 치루고는 갔습니다.
이 3일동안 탐사자는 이성(0/1D3) 판정을 3차례에 걸쳐서 합니다.

리 티엔 링
cc<=44 이성체크 (1D100<=44)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6 > 46 > 실패
cc<=44 이성체크 (1D100<=44)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6 > 36 > 보통 성공
cc<=44 이성체크 (1D100<=44)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7 > 37 > 보통 성공
1D3 (1D3) > 3
system
[ 리 티엔 링 ] SAN : 44 → 41

KP
점차 사라졌던 이성을 다시 되찾나 싶으면, 아침입니다. 3일 째의 아침이네요.
오늘따라 저택 안이 상당히 조용합니다.
그러고보면 어제 얼핏 말하기를... 흑사회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었다고 했죠.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시종들도 눈을 뜨지 않은 저택 안은 조용합니다.
나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미치던 찰나에 탐사자의 방문이 열립니다.
망할, 양양이 벌써 돌아온걸까요?
하지만 모습은 시종들이 입는 허름한 옷을 입은...
샤샤
쉿! 조용히 해. 여기 시종들은 아직 자고 있으니까, 지금 나갈 수 있어.

KP
샤샤입니다.
샤샤가 여길 어떻게?

리 티엔 링
.. 샤샤!
샤샤
...이런 곳에 갇혀있다니, 당신도 꼴이 참 말이 아니네. 당신 처지가 불쌍해서 찾으러 온 거야. 뒷편 수풀에 스쿠터를 숨겨놓고 왔어. 어서 타고 도망치자!

리 티엔 링
하지만 난 나가도.. 그 여우 새끼가..
샤샤
그러니까 더 멀리 도망가야지! 여기서 계속 있으면 더, 더 위험하다니까!

리 티엔 링
.. 일단 알겠어. (자신의 소지품을 챙기고 원래 왔을 때 옷으로 갈아입고서 샤샤를 따라갑니다.) .. 이러다 너도 위험해지는 거 아니야?
샤샤
그 사람... 그 때 정육점으로 가기 전에 뭐라 중얼거리고 있었어. 도저히 사람 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은 것이... 샤오랑 아저씨는... 그 사람이랑 흑사회 때문에 죽은 거야.
지금 와서 샤오의 원한은 갚을 수 없더라도, 가만히 두고 보고 싶지만은 않아-.

KP
티엔, 당신은 이미 살무언독에 중독되어 있는데...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돌아오고 나서 티엔이 없는 걸 알아채고 나서도 찾기에 시간이 꽤 걸릴테니까요.
일단 도망치고 나서 뒷일을 생각해봅시다.
샤샤의 스쿠터를 타고 샤샤와 함께, 티엔 당신은 양양의 집에서부터 도망칩니다.
저 멀리 멀어지는 저택을 뒤로한 채,
스쿠터는 덜컹이는 내리막길을 질주하며 다시 구룡성채의 한 가운데로 들어갑니다.
샤샤
양양 그 사람. 그 사람이 흑사회랑 관련된거지? 당신이랑 순간 착각을 했어.

리 티엔 링
어떤 착각? 설마 내가 흑사회인 줄 알았던 거야?
샤샤
...응. 아무리 봐도 그랬는데, 알고 보니 아니더라.

KP
결국 돌고돌아, 빌라입니다.

리 티엔 링
.. (동종업계이긴 하지..)
샤샤
...나도 여기까지만 도와줄 수 있어. 더 도와서 들키면...그때는 진짜 죽을 것 같아.

리 티엔 링
고마워. (고민하다가 양양의 집에서 훔쳐 온 패물을 샤샤의 손에 쥐여줍니다.) 이건 위험한 거 아니거든? 가져다가 팔아 돈은 좀 될 거야. .. 그리고.. (쯧, 혀를 한번 차더니 뒷머리를 헝클이며.) 전에 내가 심하게 협박해서 미안해.
샤샤
...맞은건 그 흑사회 형한테지 누나한텐 안 맞았으니까 괜찮아. ...지갑도 훔쳤고. 이건 잘 쓸게, 누나. 조심해서 가야 돼! 그리고 돌아오지 마!

KP
샤샤는 패물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티엔을 빌라에 내려다주고선 떠납니다.
저러다 소매치기 당하면 안 되는데...
...조금 지칩니다. 일단 방으로 갈까요. 소지품은 전부 챙겨야하니까...

리 티엔 링
이게 무슨 일이람.. (터덜터덜 방으로 올라갑니다.)

KP
무거운 몸을 이끌고 203호로 돌아옵니다.
창문을 열어보면 웅-, 하고 울리는 실외기가 돌아가는 소리. 도로의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소음만도 못한 채 귓가에 머물다 사라집니다.
몇 번이고 닳아 없어진 이성을 주워담기에도 힘든 몸을 가눠 방에 흩어진 옷가지과 짐을 챙겨들고선, 방을 둘러봅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 방의 구조.
왜 이렇게 위화감이 느껴지죠?
취 시디옌의 집과 비교하면 몇몇 가구가 없을 뿐이지만, 구조는 똑같습니다.
매트리스에서 몸을 일으켜 그 앞을 보면...
다시 한 번 더 위화감을 느낍니다. 무엇일까요. 이 방의 구조, 무언가...
화장실의 맞은 편, 현관까지 이어진 저 기다란 벽.
신발장이나 창고로 이어지는 문도 없는데. 어째서 벽으로만 계속 이어져있는지 이상할 다름입니다.
저 공간 때문에 방이 더 작잖아요?

리 티엔 링
.... (수상쩍은 벽 앞에 서서 벽을 통통.. 두들겨봅니다.)

KP
벽을 두드리면... 꽉 막힌 벽이라고 치기엔 가벼운 소리가 납니다.
꼭 안에 방이 있는 것처럼요.
하지만 안으로 이어지는 문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나요? 보이지 않습니다.
우선 집 구조로만 보았을 때, 막힌 벽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만한 공간이라면....
막힌 방과 이어진 곳은 우선 주방이니까요.
그 중에서도 벽과 붙어있는 건 싱크대와 냉장고입니다.

리 티엔 링
(주방으로 달려가서 냉장고를 밀어본다.)

KP
냉장고는 미니 냉장고 수준의 크기라, 쉽게 밀립니다만...
대단한 건 없습니다.

리 티엔 링
... 싱크대는 좀 힘든데.. (그래도 어쩔 수 있나요? 싱크대도 끌어내 봅니다.)

KP
싱크대는 붙박이라 드러내는 건 조금 힘들겠습니다.
그치만 이 싱크대... 성인치고도 좀 높습니다.
싱크대 밑에는 커다란 서랍장이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수납함이라 볼 수 있겠지만요.
쿵,쿵 하며 심장이 뜁니다.
혈관에 잠들어 있는 살무언독도 날뛰는 것만 같습니다.

리 티엔 링
... (양양이 벌써 알아챘나? 빨리 이곳을 떠야 하는데.. 빠르게 싱크대의 서랍장이란 서랍장은 다 빼버리고 수납함 문도 열어버린다.)

KP
서랍장을 열어보면....
수도관 사이, 그림자에 가려진 짙은 어둠 속에서 무언가 보입니다.
직사각형으로 뚫린 벽의 구멍이, 그대로 반대편과 이어져있습니다.
사람이 몸을 구겨서 넣으면 충분히 들락날락할 수 있는, 작은 아지트 같은 공간과 이어져있습니다.

리 티엔 링
이, 이게 뭐야... (몸을 구겨 넣어 들어가 본다.)

KP
...이런 빌라에 숨겨진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지경입니다.
다만, 티엔의 숨겨진 방 안은 그저 먼지만 굴러다니고, 거미줄만 잔뜩 쳐져있습니다.
아무래도 전 주인은 이런 공간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걸까요.
아니면 사용하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취 시디옌의 방도 티엔의 방과 같은 구조라고 했죠.
그렇다면 취 시디옌의 집에도?

리 티엔 링
설마.. 설마설마... (빠르게 빠져나와 똑같이 시디옌의 집에 가서 들어가봅니다.)

KP
생각이 미치자마자 어느새 몸은 말할 것도 없이 취 시디옌의 집 앞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주인조차 없는 집은, 열쇠가 없어도 문은 저절로 열립니다.
티엔이 떠나고 나서 변한 것 없는 풍경입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양양이 여길 제대로 신경쓰지 못한 것이.
취 시디옌의 집 싱크대 서랍을 열면, 티엔의 집과 똑같은 구조의 - 막힌 방과 이어지는 파인 구멍이 보입니다.

리 티엔 링
(아까와 같이 구멍으로 기어들어간다.)

KP
그 안은, 티엔의 방과는 전혀 다르게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져있었습니다.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켜면, 단칸방 하나에 형광등에 불이 들어옵니다.
양 옆으로 늘어진 것은 양양의 집에서도 보았던 흑색의 꽃, 그리고 일열로 늘어진 냉동장치.
안을 들여다보면 '몽상화' '살무언독'이라 적힌 유리병이 한 웅큼씩 있습니다.
그리고 한 편의 광기가 엿보이는, 사면의 벽에 따닥따닥 이어진 공식들까지. 공식들은 취 시디옌의 수첩에서 봤던 것과 같습니다.
당신은 그의 광기에 홀린 듯 끌려가, 그 산물인 일기장을 주워듭니다. 실험일지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취 시디옌이 자신한테 살무언독에 저항을 할 수 있나 없나를 실험하기 위해 그런 일을 벌인걸까요?
이 저항자가 과연 탐사자 자신을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티엔 당신 외에 또다른 피실험자의 희생 대상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취 시디옌은 홍매제를 만드는 데 성공은 했으나...
아마 죽은 걸 생각하면, 결국 양양에게 사용하지는 못한 모양입니다.
홍매제.
당신은 취 시디옌의 수첩에서 빼곡하게 적혀있었던 조합 레시피를 떠올립니다.
분명 여태까지 모아온 것들과, 여기 있는 재료와 도구를 쓰면 만들 수 있을 것 같긴 허나...
양양에게 대체 어떻게 먹인단 말입니까.
그의 식사에 몰래 타야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에게 접근해서 입으로 먹일까요.
어느쪽이던 아무리 생각해도... 양양의 지능과 태도를 생각하면 가능성이 전무한 가정들 뿐입니다.
이 해독제... 마시게 만드는 방법 말고는 답이 없을까요?
[지능] 판정

리 티엔 링
cc<=75 지능 (아이디어)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7 > 87 > 실패
cc<=75 지능 (아이디어) (1D100<=7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4 > 24 > 어려운 성공

KP
그러고보면 몽상화는 살무언독과는 다르게, 코로 향을 맡아 느끼는 마약 같았습니다.
게다가 살무언독은 몽상화에서 독성을 추가해서 만든 독이라고 했죠.
살무언독이 몽상화랑 비슷하고, 살무언독에 대항한 것이 홍매제.
게다가 홍매제를 만드는 방법에 살무언독도 포함되어 있다면...
홍매제도 향수처럼 양양이 향을 맡게만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공병도 있습니다. 양양이 당신에게 준 향수가 있으니까요. 그걸 비워내면 됩니다.

리 티엔 링
(바닥에다가 남은 향수를 한 방울도 남김없이 털어냅니다.)
(그리고 기억대로 재료를 챙겨서.. 홍매제를 만들어 향수병에 담아낸다.) ... 이게 정말로 먹힐까..

KP
한 번 해봅시다.
십전대보탕도 약국에서 얻었고요, 살무언독도 냉동장치에서 몇 병을 꺼내옵니다.
샤샤의 아지트에서 찾은 양양의 혈액도, 흑련가루도 모아 수첩에 적힌 대로 비율에 맞춰 계량하여 만들기 시작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베이스 약물을 30ml 넣고, 순서에 맞추어 하나씩 끓이면 부글부글 끓어오를 때도 있고 - 잠잠히 다른 약물과 섞이기만 하고 끝일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양양의 혈액을 넣고 차례가 되면 탐사자는 스스로 피를 넣습니다.
손 끝에서 아릿한 통증이 머물다 사라졌습니다.

리 티엔 링
씁.. (손가락 끝을 가져가 입에 살짝 넣는다.)

KP
양양의 혈액을 넣어 검었던 액체가 끓다가, 티엔의 피가 섞이자마자 검붉은 색이 되고...
이윽고 흑련 가루를 섞으면 다시 검은 색으로 변합니다.
다시 공병에 담으면, 살무언독인지 홍매제인지 구별도 갈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게 정말 통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리 티엔 링
(밑져야 본전이지...)

KP
취 시디옌의 연구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당신의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립니다.

리 티엔 링
... (안 봐도 뻔하지만 누구인지 확인한다.)

KP
양양에게서 온 메세지입니다.
[산책 잘 하고 있어요? 문 앞이에요.] - 난예 양양
벌써 문 앞이라고?
뒤늦게 티엔이 취 시디옌의 방을 뛰쳐나와, 202호 앞에 서면...
203호 앞에 서 있는 양양은 해맑게 웃으며 당신을 반길 뿐입니다.
이 미친새끼, 언제 말도 없이 여기까지 온 건지 모르겠습니다.

난예 양양
역시 생각해봤는데, 데려가야겠어요. 당신 없으니까 좀 재미가 없어서...

KP
꼭 잃어버린 개를 데리고 가겠다는 의지의 모습은 대단하다 못해 정신이 나가버린 것 같습니다.
원래도 제정신 아닌 인간, 아니 여우긴 했지만.
양양의 말이 귓가에 웅웅, 환청처럼 맴돕니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서, 그 옆에 있으라고?
그게 가능할리가 없잖아요. 얼마나 끔찍했는데, 내가!
양양이 한 발 내딛어, 당신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그가 입을 달싹이며, 눈이 흉흉하게 빛납니다. 아, 저 모습. 분명 언령을 사용할 작정입니다.

리 티엔 링
... 야, 양양 잠시만! 내가 말도 없이 나간 건 미안해. 너무 답답해서 그랬어! (일단 저 망할 언령부터 막아야겠다 생각하며 여우의 기분에 맞춰 살살 굴러줍니다.) 그, 그래도 이렇게 다시 만나니까 좋다.. 그치?

난예 양양
...□□..-○△■...

KP
당신의 근육이 조금씩, 뻐근합니다. 점점, 제어권을 잃어가는 느낌입니다.

리 티엔 링
(저 미친 여우가 단단히 화가 났구나.. 완전히 제어권을 잃기 전에 저 중얼거리는 입을 막아버립니다. 물론 여우가 좋아하는 진한 키스로요.) 이, 이거면 화 풀 거야?

난예 양양
아하하! 당신 3일간 갇혀 지내더니 완전 야생성을잃었네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뭐 할 작정이예요?

리 티엔 링
(푸, 풀렸나?) 다, 다른 건 아니고... (조금 뜸을 들이다가 빠르게 양양의 앞에 홍매제를 뿌려봅니다.)

난예 양양
...무슨...

KP
양양은 잠깐 당황한 듯 당신을 바라봅니다, 두 사람 사이의 눅눅한 향이 맴돕니다.
살무언독보다는 습한, 피비린내가 나는.
그리고 동시에 양양이 당신을 향해 달려듭니다.
[근력 대항] 판정

리 티엔 링
cc<=50 근력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4 > 84 > 실패

난예 양양
cc<=55 근력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4 > 54 > 보통 성공

KP
그대로 양양은 티엔을 짓누르고 위에 올라타 살무언독을 끼얹어버립니다.
검은 액체가 그대로 당신의 몸을 적셔 입 안을 타고 흐릅니다.

난예 양양
하하..., 방금 전 진짜 놀랐어요. 뭐에요? 당신 되게 깜찍한 짓을 하네요. 근데 틀렸어요, 티엔. 그렇게 해서 인간이 거스를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리 티엔 링
이거 안 비켜?! (고개를 가로저으며 살무언독을 뱉어내려고 허우적댄다.) 닥쳐 난 여길 떠날 거니까!!

난예 양양
가만히 있어, 티엔. 그리고 나를 따라와.
생각이 바뀌었어요, 내가 재밌는 곳 구경시켜줄게요. 당신은 저택에 놔두기엔 좀 아까워서.

KP
분명 향을 양양에게 뿌렸는데?
허나 의문을 지우지도 못한 채, 또다시 몸은 실이 당겨진 인형마냥 양양의 뒤를 따릅니다.
덜커덩-, 덜커덩.

KP
몸이 흔들리는 감각과 함께 다시 눈을 뜨면, 귀를 타고 지나가는 것은 철도를 달리는 기차의 소음입니다.
창 밖으로 순식간에 지나가는 풍경은 구룡성채를 이미 떠나, 낯선 시골길을 달리고 있습니다.

난예 양양
아, 일어났어요? 우리 지금 어디 가는 줄 알아요?

리 티엔 링
뭐야.... 열차? (주변을 둘러본다.) 구룡을.. 나왔어?

난예 양양
추사 연구소로 가요. 당신을 그냥 내버려두기엔… 당신 체질이 좀 특이해보여서요. 앞으로 한 30분이면 도착해요. 우리 집은 좀 질렸죠? 거기가 더 재밌을 지도 몰라요.

리 티엔 링
... 뭐? 시, 싫어!! 너 진짜 미쳤구나?

KP
양양은 뒤집어지는 사람 속을 모르는 건지, 일부러 그러는 건지 소리 내 키득이고선 웃습니다.

난예 양양
있잖아요, 저 진짜 놀랐거든요.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런 감각,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심장이 쿵쿵 뛰는… 그런 느낌. 원래도 당신한테 시선이 가긴 했어요. 이런 걸 운명이라고 하는 건가?
전에 말했죠. 여기 구룡성채는 정말 무료하거든요. 점점 사람들이 둔해진다고.
근데 당신은 달라, 몇 번이고 내가 당신을 짓밟아도, 계속 꿈틀거리잖아. 그러니까 나는, 당신의 모든 걸 끝까지 지켜보고 싶거든요. 하다못해 티엔, 당신이 모든 걸 그만두는 순간까지도. 그런데 한 가지 걱정되더라고요. 당신이 구룡성채를 자꾸 떠나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리 티엔 링
이 개새끼가... (낮게 으르렁거리며 주먹을 쥔 손에 핏줄이 솟는다.) 사랑은 얼어 죽을.. 그냥 날 죽이고 싶었구나? 넌 그걸 사랑이라고 착각한 거고. 하.. (깊게 한숨을 쉬며 욕지거리를 내뱉다가,) 그렇게 무료하면 구룡을 나가서 사람을 뜯어먹든 가지고 놀든 하면 될 거 아니야! 왜 애꿎은 나를 물고 늘어지는 건데.

난예 양양
난 진짜 당신 사랑하는데. 한 눈에 반했다고 했잖아요? 당신만 나를 사랑하면 돼.
그러면 당신은 결국 나한테 돌아오게 되어있어.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고 도망치는 인간은… 못 봤거든요. 그럼 나도 구룡성채에서 계속 살고, 당신도 구룡에 계속 묶여있고….
단 한 번도, 인간들에게 이런 말은 써본 적 없어요. 어때요, 티엔. 나를 좀 사랑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KP
미친 소리. 미친 새끼. 제정신 아닌 새끼.
나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사랑이니 뭐니 그딴걸 바라다니.
약을 처먹이고도, 나한테서 저를 사랑해달라는 마음을 요구하는, 파렴치한 새끼.
당신에게서 뻔뻔히 사랑을 요구하는 저것을 무어라 말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사람이 되어먹지 못한.
그럼에도 사람인 척 인간의 탈을 쓰고.
당신을 사랑하노라 말하는…
사람도 못한 새끼. 아, 사람이 아니죠.
짐승 새끼가.

리 티엔 링
너가 뭔데 내가 널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거야? (평소와 달리 냉기 가득한 목소리로 묻는다.) 그래 확실히 처음에는 좋았어. 잘생긴 데다가 좀 귀여웠거든. 근데 지금은 없는 정마저 떨어져 나가겠는데 뭐? 사랑? 지금 나랑 장난해?

KP
티엔이 양양을 경멸하는 기색을 보여봤자, 양양은 그저 황홀하다는 듯이 티엔의 손등을 타고 내려가, 손가락을 훑고선 그대로 이빨을 내보여 깨뭅니다.
날카로운 갯과 짐승의 송곳니에, 그대로 티엔의 손가락에서 피가 흘러나와 그의 혀 끝에 닿습니다.
그저 혐오와 경멸, 일방향 뿐인 무의미한 대화의 향연을 깨고 노크소리가 들립니다.

난예 양양
얌전히 있어요.

KP
문을 열고,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사람이 긴히 양양을 부릅니다.
무언가 심각한 이야기인건지, 으르릉 거리는 소리가… 사람의 언어가 아닌 것 같습니다. 꼭 짐승이 대화하는 듯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영 분위기가 좋지는 않습니다.
양양은 한숨을 푹 쉬더니 아예 객실 밖으로 나갑니다.

난예 양양
곧 돌아올게요.

리 티엔 링
(평생 돌아오지마.)

KP
저벅거리며 발자국 소리가 복도 너머로 사라집니다.
아예 다른 칸으로 옮겨간걸까요?
칸으로 넘어가는 듯 열차의 문이 닫히는 듯한 진동과 소음도 분명 들었습니다.
연구소로 끌려가기까지 앞으로 30분. 자리를 비운 양양.
양양은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개소리!
얼마나 잘 떠나고, 도망칠 수 있는 지 아주 잘 보여주겠습니다.
보란 듯이 눈 앞에서 엿을 날리고 사라져주겠습니다.
아니….
차라리 양양에게 되려 엿을 먹여줄겁니다.
분명 취 시디옌은 역린제가 성공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양양에게 재대로 작동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면 있을 겁니다. 우선 나갈 방법이라도 찾아봅시다.

리 티엔 링
(문은 잠그고 나갔나? 객실문을 열어본다.)

KP
기차 객실 문을 열고 복도로 나오면, 이 복도에는 지키고 있는 사람이 없는 건지 한산합니다.
역방향(1호차, 2호차)쪽은 사람이 여럿 몰려있는 건지, 문 너머로 몇몇 인영들이 보입니다.
자칫 함부로 다가갔다가는 제압당해 제자리로 돌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반대편 문을 보면, 평범한 기차처럼 좌석이 배치된 호실이 보입니다.
여기는 3호실인 것 같습니다. 저 뒤는 4호차고요.
앉아있는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서 우물쭈물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습니다.

리 티엔 링
(빠르게 4호차로 넘어간다.)

KP
덜컹거리는 기차의 소음만 들릴 뿐, 객실 안은 고요합니다.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봤자, 연구복을 입은 연로한 노인 한 명과, 가장 뒤편에서 팔짱을 낀 채 잠들어있는, 정장을 입은 사람이 한 명.
전부입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신문을 보다 말고 고갤 든 노인은, 티엔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3초 뒤에 뒤늦게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연구복을 입은 노인
저, 저 자가 왜 밖에 나와있어?! 양양 님께서 분명 데리고 있으셔야 허는디?! ㅇ, 이봐. 어이, 경호원!

KP
아, 젠장! 저 사람, 이제보니 연구복을 입고 있군요?
추사 연구소 관련자라도 되는 모양입니다.
노인의 외침에 꾸벅 졸고 있던 경호원이 다급히 일어나 상황을 살핍니다.
[관찰력] 판정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6 > 56 > 보통 성공

KP
잠깐, 자세히 보니까 저 경호원... 눈이 보통 인간들과 다릅니다. 경계하는 포유류의 세로 동공 같은 것이...
설마 여기에 양양 말고도 다른 여우 종족들이 있는 걸까요.
그러고보면 분명 여우 종족의 극소수가 아직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본 적이 있었죠.
홍매제는 여우의 피를 가진 이들을 거꾸로 다스릴 수 있는 것.
그렇다면 저 사람에게도 써본다면.

리 티엔 링
(빠르게 경호원을 제압하고 홍매제를 뿌려본다.)

KP
티엔이 홍매제를 뿌리자마자 공중에 홍매제의 향이 훅 끼쳐들어옵니다.
물 밀 듯, 객실 안을 가득 비린 향에 당황한 듯 경호원이 주윌 두리번 거립니다.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양양에게는 되지 않았는데, 과연 될까요.
일단 명령을 생각해서 내뱉어 봐요, 탐사자!

리 티엔 링
자, 자리에 다시 앉아!

KP
경호원은 순간 몸이 움찔, 떨리다가 마치 몸이 둔해진 것마냥 영 뻣뻣하게 다시 자리에 가서 앉습니다.
비록 완전하게 그를 제어할 수 있지는 못하지만, 당신의 혈관에서부터 무언가 느껴집니다.
마치 양양에게 지배당했을 때 처럼요.
이 경호원을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는 무언가의 확신이 들었습니다.

리 티엔 링
.. 당신 여기서 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어?

KP
경호원은 입을 꾹 다물고 있습니다. 꽈악 깨문 입술에서 나는 피는 그의 마지막 남은 의지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아무튼 이 때가 기회입니다.
경호원이 허리춤에 차고 있던 삼단봉을 빼낼 수 있습니다.
뒤에 있는 소화기를 들고 휘두를 수도 있습니다.

리 티엔 링
(경호원의 삼단봉을 꺼내고 명령한다.) 기절할 때까지 스스로 목을 졸라.

KP
경호원의 팔이 자신의 목으로 향합니다.
마치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얼굴이 씨뻘개질 때까지 스스로 목을 조르던 경호원의 몸이, 순식간에 휘청거리다 기절하여 티엔의 앞으로 쓰러집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연구원은 깜짝 놀라 자빠진 채로, 티엔을 피해 오들오들 몸을 떨고 있습니다.

리 티엔 링
그쪽도 여우야?
연구복을 입은 노인
히익..! 난 그저 인간이요. 아이고, 아이고, 노인장을 건드릴거요?!

KP
자세히 보니, 연구복에 명찰이 달려있습니다.
연구부장…. 꽤나 높은 직급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따로 객실 안에서 쉬고 있던 걸까요.
살무언독이나 홍매제에 대해 이 사람에게 잘 따져물으면… 뭔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어째서 양양에게 잘 통하지 않는 지도요.

리 티엔 링
당신.. 홍매제에 대해서 알고 있어?
연구복을 입은 노인
그러니까, 그게…. 예에, 양양 님한테 듣긴 들었소. 자네 분명, 양양 님이 하는 방식대로 똑같이 그 분께 명령을 하려고 했지요?

리 티엔 링
맞아. 근데 먹히기는 커녕 당했지. .. 당신 뭔가 알고 있지?
알고 있는 거 다 말해.
연구복을 입은 노인
본디 언령은 개인에게 사용할 때, 먼저 이름을 불러야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지금부터 주술을 걸 것이라는 일종의 고대부터 내려오는… 뭐, 그런 주술적 의미로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내뱉는 말은 바다에 흩어지듯이 효력이 옅어지는 겁니다.
특히 피 같은 걸 직접 먹이지 않았다면 더욱…

KP
연구원은 당신의 눈치를 살살 살피다 말합니다.
연구복을 입은 노인
당신..방금 전 어떻게 한거요? 저 쓰러진 경호원은… 내가 알기로는 보통 인간이 아니요. 눈치챘겠지만…, 양양 님과 같은… 정확히는 미숙한 놈이지만… 아무튼 종족은 같은 존재란 말이요.
그런데 당신이 양양 님처럼 말을 쓰니까 저 자가 저렇게 된 것이 꼭….

리 티엔 링
.. 됐어. 거기까지. 그럼 홍매제를 쓰고 이름을 부른 후에 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거지? ... 열차를 멈출 수도 없고..
연구복을 입은 노인
그렇소. 허나 양양 님은… 여우 종족 중에서도 가장 우월하신 분이요. 당신, 양양 님이 데려온 걸 보면 이상한 짓을 한 것 같던데…. 여우 종족은 개인마다 힘의 차이가 크다고 들었소. …지금처럼 이런 피라미같은 놈은 되겠다만, 양양 님한테 될 지…
젠장, 일단 나는 모르는 일이요….

리 티엔 링
그래 쭉 모르는척해. 죽기 싫으면.
(열차 안에서 더 할만한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KP
이 칸에선 더 할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습니다. 뒷 칸으로 이어진 문이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 보면 양양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 티엔 링
.. 누가 더 우월한 존재인지 똑똑히 알려주마.. (뒤 칸으로 이어진 문을 열어본다.)

KP
연구원을 뒤로한 채, 당신은 뒷 칸을 향해 갑니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경호원이 방금 만난 이와 비슷하다면,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연구원의 옷을 뺏어 입거나, 아니면 기절한 경호원의 옷을 바꾸어 뒷 칸으로 향해야할 듯 싶습니다.
이 옷 차림은 기차 안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 유독 눈에 띄는 것 같거든요.

리 티엔 링
... (기절한 경호원의 옷을 싹 다 벗겨서 갈아입습니다.)

KP
[변장] 판정

리 티엔 링
cc<=5 변장 (1D100<=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6 > 76 > 실패

KP
조금 엉성하네요...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빠르게 지나가야할 것 같습니다.

리 티엔 링
(... 안 입는게 나았을지도)
(일단 빠르게 나아갑니다.)

KP
[민첩 or 행운] 판정

리 티엔 링
cc<=45 민첩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5 > 55 > 실패
경호원
...! 이 새끼 뭐야?! 당장 이리 와!

KP
이런, 걸렸습니다.
경호원은 삼단봉을 들고 위협적으로 당신에게 걸어옵니다.

리 티엔 링
아 씨... (어쩔 수 없이 경호원을 향해 달려듭니다.)
경호원
아니 이 새끼가!!
[민첩] 판정

리 티엔 링
cc<=45 민첩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8 > 48 > 실패
경호원
cc<=50 민첩 (1D100<=5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 > 8 > 대단한 성공

KP
경호원이 빨랐습니다.
경호원
얌전히 돌아가! (위협적으로 삼단봉을 휘둘러 티엔을 구석에 몬다.)

리 티엔 링
너 같으면 얌전히 가겠냐! (반격합니다.)
경호원
cc<=55 근접전 (1D100<=5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 > 7 > 대단한 성공

KP
(대성공 이상 반격 가능)

리 티엔 링
cc<=45 근접전 (1D100<=4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9 > 59 > 실패
경호원
(삼단봉으로 무식하게 티엔을 내리칩니다. 퍽! 퍽! 소리가 객실에 울려퍼집니다.)
1d4 (1D4) > 3

KP
티엔, HP -3
system
[ 리 티엔 링 ] HP : 9 → 6

KP
맞으면서 보면 이 사람 또한 짐승의 송곳니를 가지고 있는 게 보입니다. 물려 봐서 압니다.
홍매제를 쓸 수 있지 않을까?

리 티엔 링
커헉..! (맞은 곳을 감싸잡고 웅크리다가 약간 잠잠해지면 홍매제를 뿌립니다.)
경호원
킁, 킁.. 이건 뭐야!

리 티엔 링
(몇 번이나 헉헉대다가,) 얌전히 앉아 새끼야.
경호원
뭐, 뭐야.. 왜 몸이 말을..! (풀썩, 풀썩. 거구의 경호원은 티엔 앞에 무릎을 꿇고 앉습니다.)

리 티엔 링
어디서 인간한테 대들어..! (삼단봉을 휘둘러 착 피더니 그대로... 머리를 가격합니다. 피가 날 정도로 계속.)
경호원
크윽, 윽, 크아악, 무, 무슨 짓을 한거야!!!

KP
계속 얻어맏던 경호원은 곧 앉은 채로 기절합니다.
어디서 개새끼가 인간한테 깝치고.. 쯧.

리 티엔 링
(기절하고 나야지 삼단봉에 묻은 피를 툭툭 털어내며 마저 움직입니다.)

KP
여우 종족들이 이 열차에 양양 말고도 타고 있다면, 일일이 만날 때마다 홍매제를 사용하기에 조금 부담이 되는데요.
열차 전체에 홍매제를 뿌릴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던 찰나에.
유리창 너머 앞쪽 칸에 <기계실>이라 적힌 방이 보입니다.

리 티엔 링
저기라면.. (기계실로 들어간다.)

KP
당신은 홀린 듯이 기계실 앞으로 향합니다.
기계실의 문을 열면, 얼핏 눈으로 보기엔 어려운 장치들이 놓여져있습니다.

리 티엔 링
cc<=60 관찰력 (1D100<=6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3 > 3 > 대단한 성공

KP
환풍구...와 비슷한 것을 찾았습니다. 객실 내 에어컨이랑 히터와 이어진 장치입니다.
여기에 홍매제를 흘려넣으면, 열차 전체에 홍매제가 퍼질 겁니다. 어차피 살무언독과 같은 향이니 쉽게 눈치채기도 어려울 거고요.

리 티엔 링
(홍매제를 흘려 넣습니다. 딱 반절만 남기고요.)

KP
홍매제가 소리 없이 기차 객실에 퍼지기 시작하면, 티엔은 기계실을 빠져나와 끝 칸을 향해 계속해서 직진합니다.
기차는 계속해서 다음 역을 향해 달려갑니다. 뒷 칸을 향하자마자 기내 방송이 복도에 울립니다.
이번 역은 ■■ 역입니다. 이번 역은 ■■ 역입니다. 기차의 종점역으로, 10분 뒤 도착할 예정입니다.
몇 번이고 칸을 건너며 문을 열어젖혔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마다 마주치는 경호원들이나, 조직원.. .또는 연구원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티엔을 눈치채지 못한 채 보내주기도 했고- 설령 눈치채더라도 티엔이 언령으로 곧장 그들을 제압했습니다.
바닥에 널부러진 것들을 뒤로한 채 당신은 마지막 칸의 문 앞에 섭니다.

리 티엔 링
양양 이 개새끼 여기 있냐!!

KP
그리고 문을 열면, 기차의 바깥이 훤히 드러나는 야외 테라스가 드러납니다.
난간의 가장 끝.
양양이 등을 돌린 채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소리쳤으니 당신이 뒤에 있는 걸 알고 있겠죠. 광대가 살짝 올라가는 게 티엔에게도 보입니다.
테라스 주변에 널린 자재들 사이에서 탐사자는 쇠파이프를 발견합니다.

난예 양양(1)
티엔.

난예 양양
당신이 나를 조종할 수 있다고 해도, 내가 당신에게 명령한 것들이 없던 게 되지는 않아요.
궁금하지 않아요?
내가 당신에게 말했던... 나를 사랑하라는 말. 진짜가 되었을 지.

KP
양양의 기만은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었습니다. 나를 여기까지 몰고 온 개자식.
애초부터 취 시디옌을 같이 찾아주겠다고 하는 것부터가 기만이었습니다.
취 시디옌의 이메일로 자신을 여기까지 끌어들이고, 이미 죽은 사람을 찾아다니는 티엔을 보며 양양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하지만 그의 감정은 알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반했다는 말이 진실이었는지, 아니면 거짓으로 시작한 건지.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하는 저 말은 도대체 왜 한 것인지.
원한다면 양양에게 말하여 진실을 얘기하라 할 수도 있습니다. 네, 당신이 원한다면요.
그렇게 답을 찾는다고 한들.
답을 감당할 준비는 되었나요.

난예 양양
짐승 새끼, 사람보다 못한, 인간의 가죽을 뒤집어 쓴 가증스러운 것. 그래, 전부 나를 부르는 말들이야.
그래서 이런 내가 혐오스러워요?
그럼, 그러면! 당신은 뭔데. 당신이 나를 짐승이라 말한다면, 그 짐승새끼를 사랑하는 당신은 무엇이지?
당신도 나를 사랑할 수 밖에 없잖아! 내가 그렇게 만들었잖아.
티엔, 나는 당신을 사랑해. 그리고 당신에게 나를 사랑해달라 말했지.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KP
양양은 웃는 건지도 모를 얼굴로 당신을 보다 말 끝을 흐립니다. 시덥잖은 꼴입니다.

난예 양양
우리 내기 하나 할까요.
서로의 이름을 부른 다음에, 셋을 세는 거에요. 그러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걸로.
누가 이길지 한 번 보는거에요.

리 티엔 링
.. 그래 누가 이기는지 해보자고.

난예 양양
티엔.

리 티엔 링
양양.

KP
하나,
둘,
셋.

난예 양양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리 티엔 링
사랑해.
.. 그러니까 길들이고 싶은거야.
미안하지만 난 짐승을 길들이는 인간이지. 짐승새끼가 아니거든!
자, 착하지? 마셔. (그리고 반절 남긴 홍매제가 담긴 향수를 열어 건넨다.)

KP
당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신에 전기가 통한 것 마냥 짜릿하게 몸을 떨어대던 그는 결국 당신의 말대로 홍매제를 다 털어 마십니다.
언령이 통했네요.
양양, 그 사실 알고 있나요?
네가 사랑을 명령하기 전부터 이미 티엔은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양양은 멍하니 당신을 바라보다 헛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난예 양양
나를, 나를 사랑해요? 정말로 나를 사랑해?

KP
어리석은 새끼.
스스로가 요구한 사랑을 확인 받으니 그것에 기뻐하는 저 꼴을 보라지…
결국 말하는 본인마저 확신을 하지 못해 불안해했던거였군요.
확인받은 사랑에 겨워 죽으려 하는 것의 끝을 알려줍시다.
이제 지긋지긋한 악연을 끝내자고...
티엔은 양양의 머리를 후려칠 지 말지 선택합니다.

리 티엔 링
(쇠 파이프를 들고 머리를 내려칠 것처럼 들었다가.. 쾅! .. 바로 양양의 옆에 내려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고 도망치는 인간은 못 봤다고 했지? 오늘 보여줄게. (그리고 열차가 멈추면 테라스를 훌쩍 넘어 열차에서 내립니다.) 날 사랑한다면 날 찾아와 양양! 멍청한 너가 구룡을 떠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KP
쇠파이프는 바닥을 굴러, 그대로 기차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같은 짐승이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대신.
오로지 짐승이 겪지 못한 감정을 퍼부어,
그를 혼란스럽게 할 뿐이었습니다.
그에게 주는 동정, 연민, 애증, 또는 무관심. 한 번도 날 것으로 맞닥뜨리지 못한 감정 덩어리.
구룡성채의 날짐승에게 주는 티엔 당신의, 달아 삼켜 죽어도 모를 만큼의 시큼한 날 것의 감정.
양양은 코피를 흘려대며 티엔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 반작용에 몸겨워했습니다.
이 끔찍한 복수극의 마무리를 계속해서 이어야하는 것은 두 사람.
기차는 종착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럼에도 움직이는 사람 하나 없이 엔진의 소음만이 기차역을 채울 뿐이었습니다.
더이상 여기서 볼 일은 없습니다.
혈관에 도는 독따위 이제는 신경쓰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티엔은 이 곳을 나갈겁니다. 더이상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지독하게 나를 갈구하는 짐승을 두고 당신은 기차에서 내려 땅에 발을 밟습니다.
양양은 차마 쫓아올 염두를 내지 못한 채 충격받은 마냥 그 모습을 지켜볼 뿐입니다.

난예 양양
티엔.
당신 여기서 나를 두고 떠난다면...
각오해요, 지옥 끝까지 쫓아갈테니까요.

KP
양양의 선언이었습니다. 평생 짐승의 추적 아래 살아간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래보던가요.
나를 계속 쫓아보던가. 짐승은 한 번 문 사냥감을 놓치지 않으니까...
계속해서 나를 쫓아.
이대로 반대편으로 향하면, 구룡을 나가는 방향입니다.
정말 제정신 아니네요, 우리.
KPC 생환
PC 생환
END 3.
언제나 나는 당신을 사냥할 때를 노릴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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